[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서민교 기자] “LG는 3루수를 더 필요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브래드 스나이더(33‧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처음 한국 무대에서 입었던 LG 트윈스 유니폼을 벗을 수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 깔끔하게 인정했다. 그리고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목동구장은 또 다른 기회였다.
스나이더는 지난해 LG 조쉬벨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한국 무대를 처음 밟았다. 정규시즌은 타율 2할1푼 4홈런 17타점으로 부진했으나 가을야구에서는 영웅으로 등극했다. 포스트시즌 타율 4할3푼3리 2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 넥센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은 브래드 스나이더가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 있는 스프링캠프장에서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옥영화 기자 |
넥센 유니폼을 입고 전지훈련에 합류한 스나이더는 “작년부터 한국에서 다시 뛰기를 원했다. 이렇게 좋은 기회를 얻어 다시 오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두 번째 한국행에 만족했다.
스나이더는 LG와의 재계약 불발에 대해 어느 정도 감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누구의 탓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책했다. 스나이더는 “사실 LG와의 재계약은 50대50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LG는 3루수를 더 필요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난 정규시즌 때 잘하지 못했다. 만약에 정규시즌도 잘했다면 그런 포지션 문제도 극복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걸 극복해내지 못했다”고 인정한 뒤 아쉬움을 털어냈다.
스나이더는 이제 타자 친화적인 목동구장이 안방이다. 잠실구장과는 규모 면에서 유리하다. 스나이더는 목동의 마지막 기억도 좋다. LG는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을 상대로 고개를 숙였으나 스나이더는 목동구장서 열린 플레이오프 1, 2차전 2경기서 7타수 3안타(1홈런 포함)를 기록했다.
스나이더 역시 ‘목동 스나이퍼’를 자신했다. 그는 “넥센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아주 좋은 팀이다. 투타가 모두 좋은 강팀에 와서 좋다. 모든 선수가 부상만 없다면 한국시리즈에 다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난 목동이 좋다. 홈런도 35개 정도 치고 싶다”고 목동 담장을 정조준 했다.
올 시즌 넥센과 LG의 맞대결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는 양 팀의 외국인 타자 승부다. LG는 스나이더 대신 내야 수비가 강한 잭 한나한을 영입했다. 둘의 맞대결은 시즌 내내 이슈를 몰고 다닐 것으
스나이더도 한나한과의 맞대결을 은근히 의식했다. 스나이더는 “한나한은 수비 스페셜리스트다. 나와는 다른 스타일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다”면서도 “난 한나한보다 파워와 장타 등 공격적인 부분에서 자신이 있다”고 활짝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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