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유서근 기자] 병역법 위반으로 병무청으로부터 고발당한 프로골퍼 배상문(29)이 입국을 미루고 있다.
병무청은 2013년 1월 미국 영주권을 받은 배상문에게 ‘1년의 기간 내에 통틀어 6개월 이상 국내에 체재하거나 3개월 이상 계속해 국내에 체제하는 경우는 국내에 계속 거주하는 것으로 봐서 국외여행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규정을 들어 지난해 12월 말에 국외여행 연장 요청을 불허했다.
이에 맞서 배상문은 “골프선수로서 대회에 참가하는 등 특수한 사정 때문에 국내에 체류한 것이지 실질적으로 미국에서 거주한 ‘국외거주자’로 인정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 "군입대 연기 문제"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배상문. 사진(미국 캘리포니아)=AFPBBNews=News1 |
배상문은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골프계 최대 축제 중 하나인 프레지던츠컵과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을 꿈꿔 왔다. 즉 프레지던츠컵에서 선전하거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특례를 받겠다는 계산을 해왔을 것이다.
그러나 배상문의 계획은 꿈으로 막을 내릴 전망이다. 만약 배상문의 뜻대로 병역 연기 판결을 받더라도 행정소송까지 벌이며 ‘무작정 버티기’로 들어선 그의 행동 탓에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을 것이다. 군입대 문제에 민감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국내 골프계는 박근혜 대통령의 ‘골프계 활성화’ 발언으로 모처럼 만에 골프계에 순풍을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 앞서 가진 티타임에서 “(프레지던츠컵은) 골프 대회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대회고 아시아에선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데 내가 그런 대회의 명예회장이다”면서 “큰 대회도 앞두고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를 모아 대회를 성공시켜야한다. 골프 활성화에 대해서도 한 번 방안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말로 아닌 골프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보라고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부장관에게 주문까지 했다는 소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골프계는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하지만 ‘군입대 문제’를 시간 끌기로 버티고 있는 배상문의 행보로 골프계에 불어올 순풍이 역풍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중화를 이뤘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골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은 데다 국민정서상 가장 민
배상문이 소송기간 미국에 남아서 골프선수 생활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성원을 보냈던 팬들은 배상문 곁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국내에서 그가 설 자리는 점점 더 좁아질 것이다. 배상문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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