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세영 기자] 염경엽(47)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직접 베이스에 몸을 던졌다. 다이아몬드에 둘러 서 있던 선수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젊은 감독의 패기가 고스란히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4일(현지시간) 오후 선수단이 점심식사를 하기 직전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들을 한 자리에 불러놓고 따로 슬라이딩 훈련에 돌입했다. 코치들과 스태프들은 잔디밭에 물을 충분히 뿌리고 선수들을 기다렸다.
↑ 염경엽 감독은 슬라이딩 훈련에서 직접 시범을 보이는 열정을 보였다. 사진=MK스포츠(美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천정환 기자 |
먼저 염 감독은 직접 슬라이딩 시범을 보였다. 안정적으로 베이스를 훔친 염 감독은 이내 곧 선수들 곁으로 다가가 설명을 덧붙였다. 한 차례씩 슬라이딩을 마치고 나면 또 다시 불러 모아 지도하고, 직접 시범 보이기를 몇 차례 반복했다. 선수들의 유니폼 하의는 점점 푸른빛을 띠기 시작했고, 염경엽 감독의 숨소리도 거칠어갔다.
선수들의 자세는 처음에 전부 제각각이었다. 이에 자세 교정도 잊지 않았다. 엉덩이를 바닥에 거의 주저앉다시피 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베이스에 도달하기를 주문했다. 서서히 선수들은 일정한 폼으로 자세를 되찾기 시작했다.
염 감독의 슬라이딩 시범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지도하는 염 감독의 열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최만호 주루코치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득달같이 달려드는 선수들을 베이스에서 맨몸으로 받아내면서까지 위험을 감수했다. 넥센 코치들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즐겁게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다리를 들면 안 된다” “○○○ 잘하네” 라는 등 적극적인 리액션을 덧붙여가며 지도했다.
↑ 염경엽 감독은 시범을 보인 뒤 선수들을 불러 모아 자세를 고쳐나가라고 주문했다. 사진=MK스포츠(美 애리조나 서프라이즈) 천정환 기자 |
염경엽 감독은 지금껏 넥센을 이끌면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해왔다. 때로는 팀 서로 간의 훈련 내용이 비교대상으로 떠오르면서 의견이 분분하기도 했다. 그러나 염 감독은 “‘자율훈련’이라고 해서 이슈가 되기도 하는데 그저 우리의 방식일 뿐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넥센 선수들은 내실 있고 밀도 높은 훈련을 진행 중이다. 부족한 선수들은 먼저 알아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하거나 미리 정해진 스케줄대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자율적인 분위기에서도 선수 스스로가 부족한 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넥센은 염 감독의 열정만큼이나 뜨거운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를 보내고 있다.
[ksyreport@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