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세영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손아섭(27)은 팀이 4강에 오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그는 롯데를 응원하는 팬들과 같은 마음이었다. 그의 마음은 벌써 가을야구를 향해 있다.
손아섭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에 위치한 시애틀 매리너스 연습구장에서 마지막 오전 훈련에 한창이었다. 자외선차단제를 빈틈없이 얼굴에 바른 그는 흡사 군인이 훈련 전 위장팩을 바르듯 몸과 마음가짐이 완전 무장되어 있었다.
그는 먼저 1차 캠프를 마무리하면서 “생각했던 ‘몸만들기’ 부분이 만족스럽다. 또 이제는 일본 넘어가서 실전경기를 치르며 기술적인 부분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뜻을 밝혔다.
↑ 오전 훈련을 마친 손아섭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자외선차단제를 가득 바른 그의 얼굴이 인상적이다. 사진=MK스포츠(美 피오리아) 천정환 기자 |
지난해 손아섭은 롯데의 중심이었다. 122경기 동안 타율 3할6푼2리 18홈런 175안타를 기록하며 팀에서 유일한 골든글러브(203표·4년 연속) 수상자로 남았다. 5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도 노릴 만하지만, 그는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롯데는 2012년 4강(정규시즌 4위) 이후 지난 두 시즌동안 부진을 겪었다. 롯데 팬들은 이번시즌에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우선 안 다치고 꾸준히 하다 보면 결과는 그때 가서 알게 될 것이다. 그것보다 우선 팀 자체가 많이 힘든 시기다. 가을야구가 많이 그립고, 포스트시즌 축제를 즐기고 싶다. 그런 부분이 우선이다.”
그는 실질적으로 롯데를 이끌어가는 중심타자다. 힘겨웠던 지난 시즌(정규시즌 7위·58승69패)에도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전보다 책임감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당연히 어느 정도 연차도 됐고, 어린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책임감이 더 커졌다. 부담은 더 커졌지만, 당연히 한 발 더 움직이고 분발해서 팀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국내무대가 좁게 느껴질 수 있지 않을까? 막역한 사이인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해외진출도 눈여겨봤던 손아섭이다. 그러나 현재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참이다. 오히려 그는 야구가 어렵다고 말한다.
“해외진출은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 솔직히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직까지 야구가 어렵다. 특히 타격부문에서도 해결해야 될 과제들이 많다. 모든 야구선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뛰기를 원한다. 그러나 부러운 것은 부러운 것이고, 일단 주어진 상황들을 얼마만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팀으로나 개인적으로나 아직 이뤄야 할 것들이 많다.”
↑ 손아섭이 수비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가을야구가 그립다고 말했다. 사진=MK스포츠(美 피오리아) 천정환 기자 |
그는 팀을 위해서라면 타순도 상관하지 않을 생각이다. 원래부터 타순에 크게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다.
“크게 연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어디든 들어가서 팀에 얼마만큼 도움이 되느냐가 문제다. 감독님이 결정할 부분이다. 감독님의 결정에 따라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롯데의 재건을 간절히 바라는 팬들에게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최근 인터뷰 때마다 죄송하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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