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추는 분명 기울어져 있다. 객관적인 전력, 홈 이점, 추운 날씨까지 모든 면에서 FC 서울에게 유리해 보인다. 하노이 T&T(베트남)는 산뜻한 첫 출발을 위한 제물로 보여질 따름이다.
17일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 플레이오프 3라운드를 앞두고 서울과 하노이 감독은 대조적인 태도를 취했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 반면, 하노이의 판탄헝 감독은 고심이 가득했다.
최용수 감독은 “준비한대로 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이길 것이다”라며 “내일 달라진 서울의 축구를 기대해도 좋다”라고 승리를 자신했다. 판탄헝 감독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게 어렵다면서 ‘어떻게’ 경기를 치러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렇다고 서울의 낙승을 자신할 수 있을까. 최용수 감독의 포부대로 4,5골을 화끈한 골 잔치가 펼쳐질까. 스포츠경기에서 100% 확률은 없다. 그리고 공은 둥글다. 서울에게 모든 게 유리하나 한 가지 걸리는 게 있다.
서울은 의외로 토너먼트 홈경기에 약했다. 지난해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로 토너먼트 6경기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졌다. 90분 내 승리를 거머쥔 건 단 한 번도 없었다.
↑ FC 서울은 지난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너먼트 홈경기에서 90분 내 승리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사진=MK스포츠 DB |
예선 플레이오프는 단판승부다. 이 한 경기에 승자와 패자가 갈린다. 다음 기회는 없다. 지면 끝이다. 작은 실수는 곧 치명타가 된다.
특히, 선제 실점은 상당히 부담스럽다. 베트남의 닥공으로 불리는 하노이는 지난해 V리그에서 66골로 최다 득점 1위를 자랑했다. 삼손과 마론클레가 공격을 주도하는데, 이들은 예선 플레이오프 2라운드 페르십 반둥(인도네시아)전에서 2골씩을 넣었다. 선 수비 후 역습을 펼칠 하노이의 한방은 퍽 위협적이다. 최용수 감독을 긴장케 하는 하노이의 최대 강점이다.
또한, 서울은 평소보다 일찍 시즌 첫 경기를 갖는다. 연습경기 위주로 훈련을 하면서 실전 감각을 키웠지만 이미 V리그가 개막한 하노이보다는 낫다고 하기 어렵다.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게다가 추운 날씨는 서울 선수들에게도 볼을 차기 힘들게 한다. 포항이 3년 전 AFC 챔피언스리그 예선
모든 면에서 서울이 유리하지만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 방심해서 안 되며, 자만해서도 곤란하다. 최선을 다해야 하는 건 하노이 뿐 아니라 서울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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