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7-0. 예상외의 화끈한 대승이었다. 변화를 꾀한 FC 서울의 달라짐을 엿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단번에 확 바뀌었다고 장담하기도 어렵다. 진짜 시험은 이번이 아니라 다음이었다.
서울은 지난 17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예선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서 하노이 T&T(베트남)전에서 7-0으코 크게 이겼다. 하노이를 제치고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서울이 지난해 토너먼트 홈겨기에 약했다고 하나 승패보다 스코어에 관심이 모아졌던 경기다. 공격축구를 천명한 서울이 과연 몇 골이나 넣을 있을까가 포인트였다.
그리고 7골을 몰아쳤다. 서울이 아시아 클럽 대항전에서 7득점을 한 건 2001-02시즌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AFC 챔피언스리그 전신) 2라운드 묵티조다 상사드(방글라데시)전 8-0 승리 이후 최다 득점이었다. 지난해 8월 16일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전(5-1 승) 이후 오랜만에 화끈한 골 폭죽이었다.
↑ FC 서울은 지난 17일 AFC 챔피언스리그 예선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서 하노이 T&T를 7-0으로 크게 이겼다. 사진(상암)=김재현 기자 |
그럼에도 윤일록, 에벨톤, 정조국(2골), 에스쿠데로, 이석현, 고명진이 차례로 골 맛을 봤다. 다양한 득점 경고를 발견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또한, 달라지면서 제 색깔을 찾아가는 서울의 밝은 미래를 엿보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마냥 기뻐하긴 이르다. 냉정히 말해 상대가 약했다. 하노이는 서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원정 열세에 시달렸다. 뜨거운 홈 팬의 열기에다 추운 날씨로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 개인기, 조직력 모든 면에서 신통치 않았다. 그런 상대로 7골을 넣었다는 것에 너무 자축할 필요까지는 없다.
진정한 시험대가 아니라는 것이다. 최용수 감독은 공격축구를 천명하면서도 그게 완성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예상한 시기는 K리그 클래식 순위 다툼이 한창일 8월 이후다. 그때까지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서울이 달라졌지만 완전히 바뀌었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걸 증명하는 게 서울의 몫이다. 아직까지는 서울에게 ‘물음표’의 꼬리표가 달려있다. 최용수 감독도 잘 인지하고 있다. 그는 “짧은 시간에 변화를 주기가 쉽지 않다. 이제 1경기를 치렀을 뿐이다”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최용수 감독은 “우리의 폭발적인 득점력에 대해 연속성을 갖느냐가 진정한 평가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진짜로 달라진’ 서울은 아니라는 것이고, 좀 더 시험을 겪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서울은 진정한 시험대에 올랐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광저우 헝다(중국),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 가시마 앤틀러스(일본)과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됐다. K리그 클래식 초반 일정도 산 넘어 산이다. 3월에 상대하는 팀만 해도 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로 까다롭기만 하다.
폭죽을 터뜨리긴 이르다. 서울의 진짜 공격축구는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 힘겨운 3월
※FC 서울의 향후 일정
2월 25일 ACL 광저우 헝다전(A)
3월 4일 ACL 가시마 앤틀러스전(H)
3월 8일 K리그 울산 현대전(A)
3월 14일 K리그 전북 현대전(H)
3월 18일 ACL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전(H)
3월 22일 K리그 포항 스틸러스전(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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