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원익 기자] 강정호(28)의 새로운 소속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스프링캠프 클럽하우스에는 특별한 라커룸이 있다.
강정호가 한창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 주 브레이든턴에 위치한 파이어리츠 시티는 피츠버그의 스프링캠프 초기 훈련장이자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숙소와 구단의 사무실 등이 위치한 복합시설이다. 시즌 중에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전용해서 사용한다. 인근에 위치한 맥케크니 필드와 함께 피츠버그의 선수단의 비시즌 꿈이 영그는 곳이다.
강정호 역시 파이어리츠 시티 컴플렉스 내 클럽하우스에 라커룸이 생겼다. 그것도 피츠버그의 배려로 팀 내 여느 베테랑 선수들처럼 2개의 라커룸을 붙여서 쓰고 있다. 이웃은 젊은 유망주 그레고리 플랑코. 강정호는 라커룸 이웃 플랑코는 물론 많은 선수들과 대부분 쉽게 장난도 치며 어느덧 편한 사이가 됐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스프링캠프지인 파이어리츠 시티 컴플렉스의 클럽하우스에는 2013년 갑작스레 사망한 에반 챔버스의 라커룸이 놓여있다.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한 의미였다. 사진(美 브레이든턴)=김원익 기자 |
바로 이 라커룸은 다름 아닌 2013년 12월 잠을 자던 중 갑작스럽게 사망한 故 에반 챔버스의 것이다.
故 챔버스는 당시 24세의 젊은 나이에 수면 도중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등졌다. 2009년 3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였던 고인은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2012년 더블A에 안착했다. 하지만 2013년은 부상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이후 부상을 털어내고 의욕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던 시기. 그러나 그는 결국 입단 5년만이던 그해 겨울 끝내 빅리그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아까운 생을 마감했다. 당시 앤드류 매커친을 비롯한 피츠버그의 수많은 선수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조의를 표했다.
피츠버그의 구단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챔버스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생전에 챔버스가 사용하던 야구 용품들을 라커룸에 보관해서 모두가 잘 볼 수 있는 곳에 두고 있다. 그는 우리 곁에 없지만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제 캠프 장소를 맥케크니 필드로 곧 옮길 메이저 로스터에 든 선수들이나, 마이너 레벨의 선수들은 자연스럽게 챔버스의 라커룸을 보게 된다. 불운했던 젊은 청년 챔버스를 기리는 라커룸은 고인을 추
가난한 구단 피츠버그가 최근 수년간 강조하고 있는 것은 바로 ‘팀’이다. 고액 연봉자들 없이 매커친 등의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특출난 선수도 없는 피츠버그가 최근 몇 년간 리그 우승을 다투는 강호로 떠오른 어떤 까닭을 엿본듯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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