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브레이든턴) 김원익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시범경기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다. 승패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다가올 시작을 능동적으로 기다리는 즐거움으로 가득 찬 경기장이었다. 올 시즌 자신이 응원할 팀의 내밀한 속 사정을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보는 팬들은 진정 행복해 보였다.
메이저리그는 4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 등을 시작으로 시범경기 일정에 약 한달 이상의 시범경기 일정에 돌입했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는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의 2개 주에서 각각 그 중의 명물인 자몽과 선인장을 따서 그레이프프루트 리그와 캑터스 리그로 진행된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시범경기 홈개막전이 열린 5일 맥케크니 필드는 만원관중으로 장관을 이뤘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이처럼 리그로 나뉘어 진행되는 시범경기는 공식경기로 집계될 정도로 의미가 남다르다. 보통 메이저리그 팀들의 스프링캠프지이면서 마이너리그 레벨의 홈구장인 각 지역에서 열리는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 팬들도 상당수다.
↑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특히 주전 선수들은 물론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신예들과 초청선수까지 한 시즌 구단의 전력으로 활약할만한 다양한 선수들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직접 경기를 관전하려는 팬들의 열기가 뜨겁다.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시범경기 홈개막전이 열린 5일 맥케크니 필드는 만원관중으로 장관을 이뤘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비공식 경기임에도 시구와 국가제창 등의 식순이 정식으로 진행되는 사뭇 진지한 분위기였다.
4일 더니든에 위치한 플로리다 오토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와 토론토의 시범경기 개막전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호세 바티스타, 에드윈 엔카나시온, 러셀 마틴 등의 중심타자와 미래의 1선발 후보로 꼽히는 영건 투수 아론 산체스가 모두 선발로 나서는 경기를 보기 위해 몰려든 토론토 팬들의 푸른 물결로 경기장 인근은 장관을 이뤘다.
↑ 사진(美 더니든)=김원익 기자 |
경기장 전체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축제였다. 삼삼오오 몰려든 관중들은 경기장내에서 판매하는 간단한 음식과 주류를 즐기며 떠들썩한 시간을 보냈다. 각종 간이식당에는 맥주 한잔과 핫도그를 벗 삼아 야구 이야기를 나누는 팬들로 가득 찼고, 자리를 잡지 못한 팬들은 경기장 인근의 잔디밭에 모여 앉아 간단한 식사를 했다.
↑ 로저 클레멘스의 유니폼도 경매로 나왔다. 사진(美 더니든)=김원익 기자 |
그러면서 허 위원은 “시범경기와 마이너리그 경기를 유치하기 위해 더니든 시 역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토론토 구단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시설도 수리하고 새 단장을 했다고 들었다. 시범경기의 유치는 지역내에서도 아주 중요한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이날 토론토는 3회까지 6점을 내주며 끌려간 이후 추가점까지 내줬지만 차근차근 따라붙으며 피츠버그를 거세게 추격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소란스러워진 것은 당연지사. 경기 결과는 7-8로 끝났지만 만족스러운 경기를 본 토론토의 팬들은 기분 좋게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원정을 온 피츠버그 팬들은 의기양양한 발걸음이었다. 강정호는 이날 공식경기 데뷔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을 기록하면서 유격수로도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는 등, 공수에서 맹활약을 했다.
↑ 경기 시작 전 간단한 음료와 주류, 음식 등을 즐기고 기념품을 사고 있는 관중들. 사진(美 브레이든턴)=옥영화 기자 |
안팎에서 이벤트도 풍성하게 열렸다. 메이저리그 전직 선수들의 모임에서는 선수들의 사인이 포함된 각종 야구 용품과 역사적인 사진들의 경매를 진행했다. 이 경매를 통해 모인 금액은 전직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재사회화 과정을 돕고 각종 불우이웃돕기에 쓰여지는 등 사회환원에도 쓰인다.
4회 말을 앞두고 경기장서 진행된 이벤트 타임에는 피츠버그의 마스코트 파이어리츠 패럿이 구단 직원들과 함께 새총으로 관중석에 선물을 쐈다. 바로 선수들의 사인이 포함된 유니폼, 글러브, 공 등의 각종 야구 용품이었다. 시범경기서 뜻밖의 기회를 접한 팬들은 경기장이 떠나가도록 소리를 지르며 파이어리츠 패럿의 관심을 끌기 위해 애썼다. 새총의 조준이 형편 없었기에 채 펜스도 넘기지 못하고 용품이 그라운드에 떨어졌지만 팬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 피츠버그와 토론토의 시범경기 개막전 라인업. 사진(美 더니든)=김원익 기자 |
시범경기의 승패는 사실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좋아하는 야구 선수들을 가까이서 접하고 즐기며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여가시간. 바로 축제의 옷을 입은 그 모습이 메이저리그의 시범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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