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닉스) 김재호 특파원] 강경덕(27)은 빅리그 진출을 위해 음지에서 땀 흘리고 있는 마이너리거 중 한 명이다. 지난해 겨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애틀란타 브레이브스로 소속팀을 옮긴 그는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출발을 노리고 있다.
“주위에서 먼저 다가와주고 물어봐주고 친하게 대해줘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 새로운 팀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그는 MK스포츠와의 전자 우편 인터뷰에서 최근 근황을 전했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보다 늦은 3월 초순경 소집돼 훈련한다. 구단에 따라 팀 훈련이나 시범경기에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일부 동원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메이저리그와는 별도의 시설에서 훈련하며 조용히 시즌을 준비한다.
↑ 강경덕은 이번 시즌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마이너리그 선수로 새롭게 출발한다. 사진= 이한길 대표 제공 |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태평양을 건넌 다른 유망주들과 달리, 14살 때 가족들과 함께 이민을 와 조기에 정착했다. 조지아주 릴범에 있는 파크뷰고교를 졸업한 그는 2006년 드래프트 15라운드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지명을 받으며 야구 선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벌써 마이너리그에서 뛴 경기가 8시즌 동안 726경기에 달한다. 흔히들 마이너리거가 메이저리그에 올라오기 위해서는 1500타석을 경험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는 2850타석을 소화했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팀에서 적응하는 문제나 타지 생활의 외로움을 묻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질문이었다.
“탬파베이 시절 더블A 사우던 리그에서 상대팀으로 만난 선수들이 제법 있다. 서로 알아보고 인사하며 지내고 있다. 동료중에는 같은 외야수인 호세 콘스탄자와 빠르게 친해졌다.”
“미국 생활은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만, 9년째가 되다 보니 특별히 어려운 것은 없다. 한국이 생각나고 그리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럴 때마다 드라마를 다운받아 보거나 다른 한국인 마이너리거들과 통화하면서 외로움을 달래고 스트레스도 풀고 있다.”
최근 이제 막 미국 무대에 진출한 뉴욕 양키스의 박효준과 함께 식사를 한 그는 이학주(탬파베이), 문찬종(휴스턴), 윤정현(볼티모어) 등 같은 플로리다 지역에서 스프링캠프를 하고 있는 한국인 선수들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그는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다들 한국에서 멀리 떠나와 고생하고 있는데 항상 건강하며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겠다.”
강경덕은 지난 시즌 볼티모어 산하 더블A 보위에서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100경기에 출전, 타율 0.282 출루율 0.338 장타율 0.452 홈런 12개 2루타 22개 37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트리플A 진입을 노리고 있다. 새로운 소속팀 브레이브스는 메이저리그 외야진에 구멍이 많다. 닉 마르카키스가 합류했지만 목 수술을 받았으며, 저스틴 업튼이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멜빈 업튼도 실망스런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더블A에서 좌타 파워히터의 가능성을 보여준 강경덕이 충분히 덤벼볼 수 있는 상황이다.
↑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한 그답게 새로운 팀에서도 금방 동료들과 친해졌다. 왼쪽은 외야수 호세 콘스탄자, 오른쪽은 유격수 타일러 파스토니키. 사진= 이한길 대표 제공 |
그의 훈련을 지켜 본 국제 야구 컨설팅 전문 업체 GSI의 이한길 대표는 “지난 시즌 라이언 사도스키(현 롯데 자이언츠 스카우트 코치)와 미국 연수중이던 이종열 전 코치(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에게 타격 스윙을 교정 받았다. 처음으로 ‘자기 스타일’을 발견했다면서 즐겁게 훈련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자신의 스윙과 성공한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스윙 영상을 보며 공부도 많이 했다”며 그가 남다른 겨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팀에서 새로운 자신감을 얻은 그의 2015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올해는 억압된 야구보다는 조금 더 즐거운 야구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성적은 목표 수치가 없긴 하지만, 연습을 열심히 한 만큼 결과도 좋게 나올 거라 생각하고 있다. 그 다음 목표는 당연히,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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