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이상철 기자] 여자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윤덕여호가 17년 만에 성사된 국내 여자축구 단일 A매치서 승리의 달콤함을 맛봤다. 러시아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렇지만 골 결정력 보완 등 숙제도 남겼다.
러시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에서 22위로 한국(18위)보다 낮지만 유럽의 강호다. 여자월드컵에 두 차례(1999년-2003년) 참가해 모두 8강에 올랐다.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유럽지역 예선에서 7승 1무 2패로 독일(10승)에 이어 1조 2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에 골득실 차로 뒤지면서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했다. 최근 전적만 살펴도 러시아의 강함을 엿볼 수 있다. 2014년 이후 A매치 성적이 6승 1무 1패다. 세계최강인 독일(1위)에게만 1-4로 패했을 뿐이다.
러시아를 가상의 브라질로 삼은 한국이었다. 윤덕여 감독은 “러시아가 브라질과 스타일은 달라도 우리보다 우월한 신체조건은 브라질과 유사하다. 브라질을 대비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 한국은 5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가진 러시아와 평가전에서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그렇지만 중반 이후부터 한국은 힘을 냈다. 강한 압박과 많은 활동량으로 러시아의 패스 길목을 차단했다. 한국 진영에서 위협적인 장면은 많이 연출되지 않았다. 또한, 신체조건이 뒤져도 적극적인 몸싸움과 함께 공중볼을 따내기도 했다. 몸싸움서 마냥 밀리지 않았다. 절묘한 침투 패스로 러시아 수비를 흔들기도 했다. 대등, 아니 그 이상으로 잘 싸운 한국이었다.
다만 보완할 점도 많았다. 무엇보다 빌드업 과정에서 패스 연결이 매끄럽지 않았다. 측면에서 활로를 뚫어 크로스 공격으로 러시아 골문을 두들겼으나 결정타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유영아(현대제철)는 전반 14분과 21분, 이금민(서울시청)은 후반 28분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수비수와 1대1 대결에서도 상대를 제칠 수 있는 개인기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조직적인 짧은 패스 플레이도 많지 않았다. 후반 45분에 터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결승골이 터지지 않았다면, 매우 찝찝했을 터다.
이기긴 했어도 개운치는 않았다. 한국은 지난달 키프로스컵부터 A매치 5경기에서 4골에 그쳤다. 2골 이상 넣지 못하고 있다. 캐나다 여자월드컵을 대비한 난이도 높은 모의고사를 실감하고 있는 셈. 한국이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한국은 지금보다 더 강해져야 한다. 윤덕여 감독 러시아와 첫 평가전에서 드러난 부족한 점을 두 번째 평가전에서 보완해 나가겠다고 했다. 사흘 만에 싹 고치긴 어렵다. 그러나 보다 나아진 경기력으로 ‘가능성’을 키워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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