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해 12월 11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추첨이 끝난 뒤, 성남 FC에 대한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전북 현대, 수원 삼성, FC 서울과 비교해 객관적인 전력이 떨어지는 데다 험난한 조에 편성됐기 때문. K리그의 4용(龍)의 전원 16강행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성남처럼 보였다.
그런데 축구공은 둥글고, 세상 일은 알다가 모를 일이다. 가장 어려울 것 같다더니 가장 쉬울 것 같다. 성남은 7일 K리그 팀 가운데 가장 먼저 16강 축포를 쏠지 모른다.
AFC 챔피언스리그 F조에는 성남을 비롯해 감바 오사카(일본),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광저우 푸리(중국)가 속해있다. 감바와 부리람은 일본 J리그와 태국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이다. 광저우 푸리도 막대한 자금을 쏟으며 전력을 강화했다.
↑ 성남 FC는 7일 광저우 푸리를 이기고 부리람 유나이티드가 감바 오사카에 패하지 않을 경우 ,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을 확정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ACL 공동취재단 제공 |
성남은 7일 오후 7시30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광저우 푸리와 조별리그 네 번째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를 승리하면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다.
성남은 지난 3월 17일 원정에서 광저우 푸리를 1-0으로 꺾었다. 리턴 매치마저 잡으면, 광저우 푸리(1승 2패·승점 3점)와 간극은 승점 6점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승점이 동률일 경우, 상대 전적이 골득실 차보다 우선시 된다. 성남은 광저우 푸리에 2승을 했기 때문에 승점이 같아도 유리한 위치다.
성남이 광저우 푸리를 이기고 나서 30분 뒤 ‘16강 진출 확정’의 낭보가 전해질 수 있다. 오후 8시 열리는 부리람-감바전에서 부리람이 이기거나 비기면, 성남은 최소 F조 2위 자리를 확보한다. 감바가 부리람전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조별리그 4차전까지 3위는 광저우 푸리가 되면서 성남은 남은 2경기를 모두 패해도 조 2위를 차지할 수 있다.
상황은 긍정적이다. 가장 기본 조건인 광저우 푸리전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이미 한 번 이겼다. 위험천만한 상황도 있었지만, 김학범 감독의 뛰어난 지략으로 광저우 푸리를 잡았다. 성남은 황의조가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는 데다 지난 4일 K리그 클래식 대전 시티즌전에서 4-1 대승으로 분위기 반전까지 꿰했다. 반면, 광저우 푸리는 AFC 챔피언스리그 첫 출전에 따른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주축 수비수인 장현수가 퇴장 및 부상으로 성남전에 뛸 수 없다.
먼발치의 경기도 성남에게 유리하다. 부리람은 감바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부리람은 지난 2013년 이후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에서 3승 3무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포항 스틸러스
누구도 예상 못한 반전이다. 16강 진출 가능성을 키운 걸 넘어 4경기 만에 확정지을 수 있다. 그것도 K리그 팀 가운데 ‘1등’이다. 매 경기를 결승처럼 치르는 성남이 한 계단씩 오르니 어느새 목표지점에 거의 다 도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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