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에 난타를 당하며 완패했다. 집중력 부재가 가장 큰 패인이었다.
LG는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돌아온 박용택의 선제 투런 홈런으로 기분 좋은 리드를 잡았으나 3회 4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한 뒤 7회 다시 4실점을 당하며 6-9로 무너졌다. 투‧타 모두 집중력이 흐트러진 경기력으로 전날(10일) 역전승의 분위기를 잇지 못했다.
시작은 선발 등판한 루카스 하렐이었다. 시즌 첫 승 사냥에 나섰던 루카스는 6이닝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5실점으로 또 고개를 숙였다. 투구 패턴도 단조로웠고, 주자가 있을 때 제구가 심하게 흔들렸다.
↑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4회말 2사 1루 LG 김용의 타석 때 1루주자 양석환이 아웃되고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루카스는 결국 3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 후 김현수, 홍성흔, 오재원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 집중타를 얻어맞고 2-5로 역전을 당했다.
LG 4회말에도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드러냈다. 2사 후 양석환이 안타를 치고 나간 뒤 김용의 타석 때 도루를 시도했다. 타이밍은 세이프. 그러나 발을 바꾸는 과정에서 2루 베이스에서 떨어져 그대로 아웃을 당해 허무하게 득점 기회를 놓쳤다.
LG는 7회초 루카스 대신 신재웅을 마운드에 올렸다. 추격조였다. 아웃카운트 2개를 잡은 신재웅은 김현수에게 쐐기 솔로 홈런을 허용해 2-6까지 벌어졌다. 이후 집중력은 더 약해졌다. 홍성흔의 평범한 유격수 앞 땅볼을 오지환이 가랑이 사이로 흘렸다. 최근 좋은 수비를 보여주던 오지환마저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 이후 두산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3점을 더 보태 LG를 붕괴시켰다.
LG는 가까스로 완패를 면했다. 2-9인 8회말 상대 실책으로 얻은 1사 1, 2루 찬스서 정성훈이 분노의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안방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후 LG는 박용택의 2루타와 도루로 1사 3루 찬스를 이었으나 4번타자 이병규(7번)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문선재도 범타로 돌아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마지막 9회초 수비에서 집중력 붕괴의 결정판이 나왔다. 2루수 손주인이 양의지의 평범한 뜬공을 놓치는 어처구니 없는 실책을 저질렀다. 이날 LG는 스스로 자멸한 완패였다. LG의 실책은 3개로 기록됐으나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는 더 많았다.
양상문 LG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루카스 선발투수가 대량 실점하면서 경기를 내주게 됐다. 구위 자체는 좋아지고 있지만 집중력 있는 투구가 아쉬웠고 이 부분은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올 시즌 처음으로 2만6000석이 가득 차는 매진 사례를 이뤘다. 그러나 LG 홈팬들은 독감을 이겨내고 돌아온 박용택과 정성훈의 홈런 두 방을 제외하고 실망스러운 경기력만 보고 돌아가야 했다.
↑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9회초 1사 두산 양의지의 뜬공을 LG 손주인이 놓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