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대구구장만 오면 좋은 기억이 없다. 지긋지긋하다. 빨리 3연전을 끝내고 떠나고 싶다.” 지난해 10월 16일 이후 176일 만에 대구 방문이었다(올해 3월 10일과 11일 시범경기는 포항에서 열렸다). 그러나 KIA 선수단의 표정이 썩 밝지만은 않았다. 앞서 NC와 3연전을 내리 내준 탓도 있지만 ‘천적’ 삼성을 상대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KIA는 지난해 삼성을 상대로 4승 12패를 기록했다. 6연패와 5연패가 한 차례씩 있었다. 시리즈 스윕도 여러 차례였다. 한 해만이 아니다. 해마다 호랑이는 사자에게 절대적으로 약했다.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라고 설욕을 다짐했건만, KIA는 10일과 11일 잇달아 졌다. 실상 삼성이 주도권을 잡은 경기였다. KIA는 자존심에 상처까지 입었다. 첫째 판에서는 연장 11회까지 갔으나 마무리 윤석민이 무너졌으며, 둘째 판에서는 무기력증 속에 완패를 했다.
↑ KIA는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승리하며 5연패 사슬을 끊었다. 사진=MK스포츠 DB |
KIA의 선발투수인 조쉬 스틴슨은 불안했다. 7피안타 1피홈런을 기록하며 4실점을 했다. 들쭉날쭉했다.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깔끔하게 막은 이닝도 있지만 집중타를 맞고서 흔들리기도 했다.
방패로 버티는 건 한계가 있었다. KIA가 이길 방법은 딱 하나였다. 무조건 삼성보다 점수를 많이 뽑는 것이다. 지난 이틀 동안 16안타 7사사구를 얻고도 5점을 뽑는데 그쳤던 KIA다. 그러나 이날만큼은 시원하게 점수를 추가했다.
폭탄은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홈런과는 아주 거리가 먼 최용규와 김다원이 홈런을 쳤다. 둘의 통산 홈런은 각각 1개와 7개였다. 김주찬도 9개월 만에 혼자서 홈런 2개를 쳤다. 무늬만 4번타자였던 나지완도 주요 순간마다 안타를 치며 제 몫을 다했다. 그렇게 ‘호랑이 사냥꾼’ 장원삼을 상대로 홈런 3방을 날리며 ‘악연’의 꼬리표를 뗐다.
지난해 KIA는 대구구장에서 3승(5패)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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