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무소무욕(無所無慾). 아무 곳에도 욕심을 두지 않는다.
LG 트윈스 좌완 기대주 임지섭(20)에게 내려진 특명이다.
임지섭은 올 시즌 실전 무대에서 선발 테스트를 받고 있다. 장기적인 프로젝트의 과정. 시즌 네 차례 선발 등판 성적도 나쁘지 않다. 두 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포함해 1승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 16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3회를 마치고 LG 선발 임지섭이 그라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곽혜미 기자 |
임지섭은 구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가 최대 강점이다. 올 시즌 카운터로 변화구를 장착했다. 특히 뚝 떨어지는 130㎞대 포크볼은 상대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승부구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들쭉날쭉한 제구력이다. 삼진을 22개 잡아냈지만, 볼넷도 18개를 허용했다. 경기당 볼넷 4.5개를 내준 셈.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볼을 던지고 있다. 이 때문에 상대 팀에서도 투구 분석을 하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온다.
양상문 LG 감독은 “임지섭이 기대만큼 잘해주고 있지만, 이젠 수준 높은 투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이다. 수준 높은 투구는 안정된 제구력을 의미한다.
입지섭이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좋은 볼을 갖고도 마운드에서 흔들리는 이유. 양 감독의 진단은 임지섭의 마음에 있었다. 젊은 혈기에서 나오는 마인드 컨트롤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양 감독은 지난 16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임지섭은 아직 어려서 마운드에 올라가면 피가 끓는다. 젊으니까 욕심을 내는 것 같다”며 “충분히 스트라이크를 던지는데 문제가 없는데도 욕심을 부리면 볼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임지섭을 맡아 개인 지도하고 있는 류택현 투수코치도 스프링캠프부터 지금까지 “마운드에 오르면 네가 던질 수 있는 공에 80%의 힘으로만 투구를 해라”라
임지섭은 이날 KIA전에서도 5⅓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잡았지만, 4개의 볼을 내주며 4실점(3자책) 했다.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더 잘 던지려는 욕심을 버려야 ‘기대주’ 딱지를 떼고 ‘완성형’ 투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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