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모두가 이제 호나우지뉴(35·브라질)는 지구에 적응해버려 신기를 잃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근 6개월 가까운 침묵을 깨고 다시금 과거 ‘외계인’의 향수를 느낄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호나우지뉴는 2014년 9월 5일부터 멕시코 1부리그의 케레타로 FC에서 뛰고 있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는 리그 9경기 3골 2도움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후반기는 얘기가 달랐다. 전반기 14라운드부터 후반기 13라운드까지 177일이나 득점이 없었다.
해당 기간 호나우지뉴는 도움만 4개 기록했다. 그러나 클루브 아메리카와의 4월 19일 후반기 14라운드 원정(4-0승)에서 추가시간을 포함하면 후반 막판 6분 동안 2골을 몰아넣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전반기 13라운드 이후 184일 만의 득점포 가동을 기점으로 최근 리그 4경기 4골로 완연한 회복세다.
↑ 호나우지뉴가 멕시코리그에서 184일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기세를 몰아 1경기 2골을 넣은 후 뒤풀이를 하고 있다. 사진(멕시코 멕시코시티)=AFPBBNews=News1 |
↑ 호나우지뉴가 멕시코리그 최종전에서 결승골을 넣고 팬에게 감사를 표하고 있다. 사진(멕시코 케레타로)=AFPBBNews=News1 |
호나우지뉴가 케레타로에서 겪은 부진은 프로축구 경력에서 사실상 처음이었다. 직전 소속팀인 브라질 1부리그의 아틀레치쿠 미네이루에서는 73경기 24골 26도움으로 활약했다. 남미축구연맹(CONMEBOL) 클럽대행전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와 ‘레코파 수다메리카나’ 우승도 경험했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레코파 수다메리카나’는 UEFA 슈퍼컵과 유사한 대회다.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정상으로 아틀레치쿠를 이끈 공을 인정받은 호나우지뉴는 2013년 우루과이 일간지 ‘엘파이스’의 ‘풋볼리스타 델아뇨엔 수다메리카’에 선정됐다. ‘풋볼리스타 델아뇨엔 수다메리카’는 올해의 남미프로축구선수에 해당한다.
이렇듯 호나우지뉴의 아틀레치쿠 시절은 꽤 화려했으나 문제가 없던 것은 아니다. 유럽프로축구 마지막 팀이었던 AC 밀란에서 2008~2011년, 그리고 브라질 복귀 후 첫 팀이었던 CR 플라멩구에서 2011~2012년 뛰었을 때와 비교하면 공격포인트 빈도의 감소세가 진행됐다.
밀란에서 호나우지뉴는 95경기 26골 30도움을 기록했다. 플라멩구 소속으로는 44경기 19골 13도움. 90분당 공격포인트는 밀란에서 0.79, 플라멩구 0.76에 이어 아틀레치쿠에서는 0.70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물론 현재 속해있는 멕시코리그가 호나우지뉴라는 대스타의 명성을 담기에는 좁은 무대일 수는 있다. 그러나 의욕의 문제를 논하기에 앞서 30대에 접어든 이후 활동무대와 상관없이 기량이 쇠퇴하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무득점 기간 호나우지뉴의 얼굴에는 특유의 미소가 사라져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FIFA 100주년을 기념하여 2004년 축구황제 펠레(75·브라질)가 선정한 위대한 125인에 포함된 호나우지뉴는 살아있는 전설이라 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유럽과 남미에 이어 북중미로 무대를 옮긴 것에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케레타로에서 배정한 등번호 49도 낯설다.
호나우지뉴는 여기서 끝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느끼는 다수의 감정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케레타로는 호나우지뉴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8승 2무 7패 득실차 +2 승점 26으로 후반기를 마
케레타로가 플레이오프에 합류하고 호나우지뉴가 단기전에서 스타의 진가를 발휘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그림이다. 멕시코리그 진출 첫 시즌에 팀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케레타로는 전반기 12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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