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이상철 기자] KIA는 지난 14일부터 중심타선을 새로 짰다. 그 중심 변화는 4번이었다. 브렛 필이 이범호, 최희섭에 이어 그 바통을 넘겨받았다. 4번은 KIA가 가장 고민스러웠던 타순이다. 그런데 그 변화의 진짜 중심은 4번 필이 아니라 3번 김주찬이다.
KIA는 올해 4번타자로서 제 몫을 해준 이가 없다. 누구를 배치해도 시원치 않았다. 나지완이 ‘부동’이었지만 1할대 타율(1할7푼9리)과 홈런 1개는 성에 차지 않았다. 4월 30일 대전 한화전부터 최희섭이 4번타자로 임명됐지만, 그 또한 활약(4번타자 시 타율 1할7푼6리 1홈런)은 미미했다. 간간이 4번 타순에 배치된 이범호도 5번타자로서 더 위력적이었다.
결국 변화가 불가피했다. 첫 4번타자로 뛰였던 지난달 18일 넥센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필이 새로 낙점됐다. 지난 14일 김주찬의 1군 복귀와 맞물려, 3번 김주찬-4번 필-5번 이범호 체제로 바꿨다.
↑ 김주찬은 지난 14일 1군 복귀 후 3번타자로 뛰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그렇지만 필의 타율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3할2푼6리→3할2푼2리→3할1푼8리). 4번타자로 보직이 결정된 뒤 4경기에서 16타수 4안타(홈런 1개-2루타 1개) 3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2할5푼에 그쳤다. 이전 4번타자보다 ‘높은’ 타율이지만 필의 시즌 타율과 비교하면 최근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필에 대해 “타격 기술의 문제까진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가운데 연이은 경기 출장으로 체력 소모가 크다는 것. 필은 올해 거의 전 경기를 선발로 뛰고 있다. 4월 5일 kt전에 대타로 한 타석에 섰을 뿐이다. 필의 팀 내 비중을 고려하면, 휴식 차원에서 빼기도 어렵다.
4번 필과 시너지효과를 낳고 있고, 더욱 그렇게 하기 위해 3번 김주찬의 활약이 필요하다. KIA는 김주찬이 1군 엔트리에 돌아온 뒤 1번이 아닌 3번 타순에 기용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그가 3번타자로 뛴 건 4월 18일 넥센전 밖에 없었다.
톱타자가 더 익숙할 텐데, 중심타선을 강화해야 하는 KIA는 그의 ‘타격’을 높이 사 출루보다 타점을 기대하고 있다. 1번 김주찬보다 3번 김주찬이 팀에 더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원섭이 리드오프로서 제 몫을 다해주고 있는 것도 큰 이유다. 현재로선 3번 김주찬-4번 필-5번 이범호 체제가 가장 안정적이라고 여겼다. 김주찬이 있기에 필을 4번으로 기용할 수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가운데 김주찬은 지난 주 3경기에서 12타수 7안타 2볼넷 5타점으로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14일 kt전과 17일 두산전에서 그의 공은 매우 컸다.
19일 롯데전 패배는 뒤집어 김주찬이 잘 해줘야 하는 이유가 드러나기도 했다. 김주찬은 이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공격의 물꼬를 열지도 못했고 KIA는 5,6회를 제외하고 공격이 매우 답답했다(총 5안타).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던 앞선 3경기와는 차이가 있다.
김주찬이 혼자만의 힘으로 바꿀 수는 없다. 그가 못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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