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나가면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다.”
3주 하고도 4일 만에 만난 강정호(28·피츠버그)의 위상은 달라져 있었지만,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었다.
강정호는 20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리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 5번 유격수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강정호가 훈련 도중 경기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
한 달 사이, 강정호의 위상은 몰라보게 변했다. 한때 그를 마이너리그로 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그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한때 강정호의 출전 시간을 걱정했던 현지 기자들은 이제 조디 머서의 출전 시간을 걱정하고 있다.
달라진 위상은 훈련에서도 나타났다. 강정호는 가장 먼저 유격수 자리로 나가 클린터 허들 감독이 쳐주는 펑고를 받았다. 백핸드로 잡아 바로 1루에 송구를 하자 허들 감독은 특유의 우렁찬 목소리로 “나이스 플레이, 키드!”를 외치기도 했다.
타격 훈련에서도 가장 마지막에 하던 이전과 달리, 두 번째 그룹에서 훈련에 임했다. 가볍게 타구 몇 개를 받아치더니 바로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날렸다. 타구 중 한 개는 PNC파크에서 제일 먼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 채 두 달이 안 됐지만, 강정호는 빠르게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잡아갔다.
그는 ‘이렇게 빨리 자리 잡을 거라 생각했는가’라는 질문에 “언제부터 주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고개를 저었다. 대신 “나가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만 갖고 있었다. 그냥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허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필라델피아 원정에서 마지막으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전날 휴식일이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계속 원정이었고, 낮 경기가 3경기 연속 계속됐기 때문에 스프링캠프로 돌아간 느낌이었을 것”이라며 휴식일을 통해 강정호가 체력을 회복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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