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잉글랜드 국적 선수를 가능한 기용하지 않아야 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2014-15시즌 상위 6팀을 보면 맞는 얘기 같다.
이번 시즌 EPL 38경기를 치르면서 잉글랜드 선수를 가장 적게 기용한 팀은 1위 첼시 FC와 2위 맨체스터 시티다. 첼시·맨시티는 단 4명의 잉글랜드 국적자만이 EPL 경기를 소화했다. 출전시간 합계에서는 맨시티가 5996분으로 첼시의 6550분보다 적다.
첼시·맨시티의 이러한 출전기록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면 2014-15 EPL에서 평균적으로 풀타임을 소화한 잉글랜드 선수가 각각 경기당 1.92명과 1.75명밖에 없다는 얘기다. 11명이 뛰는 축구에서 잉글랜드 국적자의 비중이 첼시는 17.4%, 맨시티는 15.9%에 불과했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 첼시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선수 4명만 기용하고도 EPL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리버풀은 2014-15 EPL에서 경기당 4.06명의 잉글랜드 선수가 풀타임을 소화했다. 전체 출전시간에서 잉글랜드 국적자의 비중이 36.9%에 달한다. 1위 첼시와 비교하면 2.12배, 2위 맨시티의 2.31배나 된다.
↑ 리버풀은 주장 스티븐 제라드(왼쪽)와 부주장 조던 헨더슨(오른쪽) 등 이번 시즌 EPL 6강 중에서 잉글랜드 국적자에게 가장 많은 시간을 부여했으나 순위는 최하위다. 사진(잉글랜드 리버풀)=AFPBBNews=News1 |
이번 시즌 리그에서 잉글랜드 선수를 4명밖에 출전시키지 않은 첼시와 맨시티는 각각 EPL의 현 챔피언과 지난 시즌 우승팀이다. 반면 상위 6팀 중에서 잉글랜드 국적자가 가장 많은 시간을 점유한 리버풀은 2013-14시즌 2위에서 이번 시
EPL에서 성공하려면 잉글랜드 선수를 멀리하고 유능한 타국인을 주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말은 상업적인 팽창과 함께 농담처럼 얘기됐다. 그러나 우스갯소리나 영국의 자학만이 아닌 현실과도 상당 부분 부합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닌 상황이다.
[dogma0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