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J리그의 가시와 레이솔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하여 K리그 클래식 팀에 강한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가시와는 AFC 챔피언스리그 E조에서 전북 현대에 1승 1무를 거두고 조 1위로 16강에 올라갔다. 16강에서는 수원 삼성을 1·2차전 합계 4-4, 원정 득점 3-2로 제치고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2014 K리그 클래식 챔피언, 수원은 준우승팀이다.
↑ 가시와 선수 및 응원단이 수원을 제치고 AFC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일본 가시와)=AFPBBNews=News1 |
↑ 가시와 선수들이 전북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홈경기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일본 가시와)=AFPBBNews=News1 |
요시다 다쓰마(41·일본) 가시와 감독은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을 마치고 한국 클럽에 강한 이유를 묻는 자국 언론에 “비법은 없다. 우연히 그렇게 됐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K리그 팀을 상대로 11전 7승 2무 2패 승률 63.6%라는 호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우연’은 아니다.
가시와의 AFC 챔피언스리그 강세는 이번 시즌만이 아니다. 2012년 16강에 이어 2013년에는 준결승까지 올라갔다. 2009년부터 K리그가 3차례 우승과 준우승 2번을 하는 동안 J리그는 단 1팀도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다.
가시와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한국팀에 명확한 상대전적 우위를 점하는 것은 확실히 이례적이다. 2012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와 2013 J리그컵을 제패하는 등 컵대회에 강한 면모는 이제 가시와의 장점이자 특색이 됐다.
반면 J리그에서 가시와는 2011시즌 우승을 하기도 했으나 2013년에는 10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012년 6위, 2014년 4위 등 토너먼트에서 보여주는 위용과는 거리가 있다. 2015시즌에는 11전 3승 4무 4패 득실차 –1 승점 13으로 14위에 머물고 있다.
이처럼 특이하고 상반되는 기록처럼 가시와에 대한 일본과 한국의 평가도 엇갈린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가시와를 겪은 한국에서는 대체로 ‘화려하지 않고 수비적이나 소유권 쟁탈전에 강하고 역습이 좋다’고 평가한다. 반면 일본에서는 ‘공격적인 점유율 축구’를 하는 팀으로 여겨진다.
일본 ‘스포츠 나비’는 27일 가시와에 대한 한국의 인식이 틀린 것은 아니라면서 몇 가지 근거를 들었다. 네우시뉴 바프티스타(65·브라질) 빗셀 고베 감독은 2009년 8월 1일~2014년 12월 31일 가시와를 지휘하면서 공 쟁탈전에서 물러서지 말 것을 강조했다.
2015시즌 합류한 공격형 미드필더 크리스티아누(28·브라질)는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7경기 2골 5도움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가시와에서는 좌우 날개나 중앙 공격수로 더 많이 뛰면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키는 파괴적인 속공을 주도하고 있다. 가시와가 ‘공 탈취와 역습’에 강점이 있다는 한국축구계의 평가를 받을만하다.
가시와에는 2013년 1월 1일부터 한국대표 수비수 김창수(30)가 뛰고 있다. ‘스포츠 나비’의 질문에 김창수는 “가시와는 한국 팀을 상대로도 기죽지 않는다”면서 “몸싸움에서 지지 않도록 의식적으로 강하게 나간다”고 설명했다.
한국대표팀과 클럽 모두 일본을 상대하면 일반적으로 ‘힘’의 우세가 두드러진다. 그러나 ‘스포츠 나비’는 “가시와 4백도 힘이 부족하지 않다”면서 “오히려 측면 수비수들은 ‘파워 승부’에서 장점을 발휘한다”고 지적했다.
역시 한국 축구의 장점으로 인식되는 ‘압박’도 가시와에는 오히려 반격의 기회로 여겨진다. ‘스포츠 나비’는 “한국 클럽은 대체로 압박이 좋아 상대 공을 적극적으로 뺏으러 온다. 그러나 공을 탈취하러 격하게 움직이면 필연적으로 다음 동작은 늦기 마련”이라면서 “이 시점에서 일본에서 가시와의 장점으로 평가하는 정밀한 패스워크가 빛을 발한다. 2~3명이 빠른 공 이동으로 1차 압박에서 벗어난 후 상대 공간을 노린다. 한국팀이 가시와 진영으로 전진하면 전진할수록 좋은 기회가 온다. 압박이 강한 한국 클럽에 가시와가 통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가시와 주장인 미드필더 오타니 히데카즈(31·일본)의 견해도 비슷하다. 오타니는 “한국팀은 조직적인 지역방어를 하는 와중에도 공이 있는 지역으로 선수가 뛰쳐나오고 몰려드는 속성이 있다”면서 “물론 AFC 챔피언스리그의 수준은 J리그보다 높다. 그러나 압박을 떨쳐낼 수만 있다면 공간은 있다. 경기장의 어느 지역에 공간이 생길지를 예측할 수 있다면 그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J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는 어떻게 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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