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무려 5년만이었다.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27)이 개인 통산 세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기념비적인 이날, 마운드를 내려와 자신을 자책하며 채찍질을 했을 뿐이었다.
김광현은 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9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팀의 3-0 승리를 이끌며 완봉승을 거뒀다. 혼이 실린 116구를 던지며 완성한 에이스의 귀환이었다.
김광현은 지난 2010년 6월20일 문학 KIA전 완봉승 이후 개인 통산 세 번째 완봉승을 기록했고, 올 시즌 네 번째 완봉승 투수였다.
이날 완봉승을 거뒀으나 아쉬운 것은 무사사구 피칭이었다. 김광현은 9회말 1사 후 문선재에게 첫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3볼 이후 스트라이크 1개를 잡았으나 결국 볼넷으로 출루시켜 무사사구 완봉승이 깨졌다.
김광현도 아쉽긴 마찬가지. 3볼 이후 무척 떨었다고. 김광현은 “한 경기를 하다 보면 위기가 오기 마련인데 마지막에 왔다. 3볼을 내준 뒤 벌벌 떨렸다”며 웃은 뒤 “9회까지 던진 게 오랜 만이라서 떨리더라. 그래서 볼넷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이 완봉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피칭이었다. 116구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80개로 볼 36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최고 구속 153㎞를 찍은 속구는 65개나 됐다. 그만큼 자신감 넘치는 피칭으로 LG 타선을 잠재웠다.
김광현은 “초구 승부 덕분인 것 같다. 유인구를 던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 있게 던졌다. 주자가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며 완봉 비결을 말한 뒤 “앞으로도 공격적인 피칭을 해야 할 것 같다. 경기도 빨리 끝나고 좋지 않나”라고 웃었다.
그러나 김광현의 웃음은 여기가 끝이었다. 김광현은 올 시즌 부진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 모드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2일 수원 kt 위즈전 4⅓이닝 6실점 부진을 되새겼다.
김광현은 “kt전 이후 죄책감이 많이 있었다. 5회에 내려오면서 감독님 마음도 이해했다. 속상했다”며 “다신 그런 피칭을 안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4일 휴식 이후 던진 건데 차라리 빨리 던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자책했다.
김광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사실 부담이 컸다. 팀이 위기에 빠져 있었기 때문. 김광현은 “부담이 많았다. 그래서 볼넷을 주느니 차라리 맞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섰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SK는 김광현의 완봉승과 함께 2연승을 거두며 다시 5위로 복귀해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위기에서 빛난 김광현은 더 값진 에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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