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첩보영화에서나 볼법한 일이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졌다.
‘뉴욕 타임즈’의 17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구단 내부 통신망 ‘그라운드 컨트롤’을 해킹한 혐의로 FBI와 미국 법무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따르면, FBI는 카디널스 구단 직원이 트레이드 논의, 스카우트 리포트, 통계 자료 등이 들어 있는 애스트로스 구단 내부 통신망에 침입했다는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 제프 루노우 휴스턴 애스트로스 단장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휴스턴으로 이직했다. FBI는 이번 해킹 사건을 루노우에게 앙심을 품은 카디널스 구단 내부 직원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뉴욕 타임즈’는 당시 애스트로스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FBI에 수사를 의뢰했고, 조사 결과 카디널스의 한 프런트가 살고 있는 집 컴퓨터가 해킹에 이용된 것이 밝혀지면서 수사의 칼날이 카디널스를 향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어떤 직원이 조사 대상이고 구단 고위층이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거나 승인했는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는 11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뉴욕 양키스에 이어 가장 많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이다. 2000년대 들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아홉 차례나 올랐다. 이번 시즌도 42승 21패로 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중이다. 이들은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체계적인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모든 면에서 모범을 보이고 있는 카디널스가 다른 구단의 자료를 해킹했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 ‘뉴욕 타임즈’는 그 중심에 제프 루노우 애스트로스 단장이 얽혀있다고 설명했다.
루노우는 지난 2011년 12월 애스트로스 단장에 부임하기 전까지 카디널스 선수 육성 및 스카우트 부문을 책임지며 지금의 팜 시스템을 만들었다. 애스트로스 단장 부임 이후에도 독특한 접근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카디널스에서 ‘레드버드’라는 내부 정보망을 만들었던 그는 애스트로스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함께 일한 직원 몇 명을 같이 데려갔고, 비슷한 시스템인 ‘그라운드 컨트롤’을 만들었다.
‘뉴욕 타임즈’는 FBI가 카디널스 구단 내부에 그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는 직원이 이 일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카디널스 구단이 루노우가 이 과정에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빼내갈 것을 우려, 루노우가 평소 자주 사
이와 관련해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성명을 통해 “조사 과정에 대해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최대한 협조하고 있는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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