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아직 성적은 뛰어나지 않지만 타석에서의 모습을 보면 앞으로 더 잘 칠 것 같고 기대가 되네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외인타자 데이빈슨 로메로를 향한 기대가 점점 이뤄지고 있다. 잠실에서도 첫 홈런을 신고하며 한국 무대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로메로 스스로도 낮은 자세로 적응과 팀에 대한 헌신을 먼저 언급했다.
로메로는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SK와이번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솔로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 맹타를 휘둘러 팀 승리를 견인했다.
↑ 사진=옥영화 기자 |
로메로의 시즌 4호 홈런이면서 잠실구장에서의 첫 홈런이었다.
홈구장에서 유독 작아졌던 징크스도 날려버렸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로메로는 이날 전까지 원정 경기서 타율 2할7푼5리 3홈런 10타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홈에서는 타율 9푼5리 1타점에 그쳤다. 21타수 2안타를 기록했는데 단타 1개와 2루타 1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호쾌한 홈런을 통해 우려를 씻어내며 전기를 마련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로메로는 “무엇보다 팀이 승리를 하는데 기여해서 기쁘고 최선을 다해서 앞으로도 팀이 이기는데 기여하고 싶다”면서 “잠실에서 친 첫 홈런이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홈런을 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로메로의 타율은 2할2푼7리로 아직 낮다. 스스로도 그 점에 대해서 “타율이 낮은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적응해나가고 있는 과정이기에 크게 의식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매 순간 최대의 집중을 해서 타율도 끌어올리고 더 많은 타점도 수확하겠다”고 했다.
전력분석도 꼼꼼히 하고 있다. 로메로는 “우선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갖고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하고 있고, 경기 전 상대 투수들의 구질이나 스타일에 대한 전력 분석 자료를 보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갖고 타석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외인 타자들이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하는 준비가 다소 부족한 면이 있다면 로메로는 굉장히 성실하게 대비를 한다는 평가다.
↑ 사진=옥영화 기자 |
로메로는 아직 본인이 쓰던 방망이로 타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해당 업체에서 준 견본품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현재 원하는 제품의 주문이 들어간 상태다. 장비부터 생활까지 모든 부분에서 조금씩 한국에서 뛰기 위한 적응을 해나가고 있는 로메로다.
15경기를 치렀다. 로메로는 “좋은 선수들이 많이 있는 경쟁력 있는 리그인 것 같다”며 KBO리그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도열을 해서 관중들에게 예의바르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모습을 보고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런 부분들이 내게는 아주 긍정적으로 비춰졌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로메로는 수훈선수로 뽑혀 첫 잠실 단상 인터뷰를 가졌다. 팬들은 잠실에서 멋진 신고식을 치른 로메로를 향해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허경민이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현재 로메로는 1루수로 나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3루 수비도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로메로는 “내 커리어의 대부분을 3루수로 보냈기 때문에 3루 수비는 자신 있다. 1루 수비보다 더 잘 할 수 있고 충분히 준비가 되어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로메로는 마이너리그 통산 733경기에 3루수로 나섰고 44경기에 1루수, 지명타자로 2경기에 나섰다. 자신의 설명대로 3루수가 더 익숙한 멀티 자원이다.
로메로의 롤 모델은 누구일까. 바로 은퇴 후 명예의전당 입성이 유력한 애드리안 벨트레(텍사스)다. 벨트레는 메이저리그 통산 2475경기서 타율 2할8푼4리 401홈런 1402타점 2657안타를 기록
로메로는 “어렸을적부터 벨트레의 플레이를 보고 성장했다. 공격력이 부족함이 없으면서 수비력도 매우 뛰어난 선수이기에 그의 플레이를 닮고 싶다”고 했다.
두산 팬들에게 로메로가 벨트레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one@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