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서민교 기자] 일본 프로야구 4년차를 맞은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일본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위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년과 비교해 전반기 페이스는 가장 좋다.
이대호는 올 시즌 74경기에서 타율 3할2푼6리(4위) 18홈런(4위) 55타점(4위) 41득점(8위)을 기록 중이다. 주요 타격 부문에서 모두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대호를 앞선 상위권 타자들보다 경기수가 2~6경기 적어 기대 순위는 더 높다.
이대호는 지난 2012년 일본 무대에 첫 선을 보인 뒤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외국인 선수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일본 진출 이후 2012년과 2013년 나란히 24홈런-91타점을 기록했던 이대호는 지난해 19홈런-68타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최근 2년 연속 타율 3할(2013년 3할·2014년 3할3리)을 넘겼다.
↑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이대호가 홈런을 때린 뒤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홈런 페이스는 이미 불을 붙였다. 일본 데뷔 시즌 전반기 19홈런에 1개만 남겨두고 있고, 2013년 16개, 지난해 12개는 이미 훌쩍 넘겼다. 지난 7일 라쿠텐전에서 시즌 18호 홈런을 때려내며 확실한 감을 잡았다.
가장 눈에 띄는 성적은 타점 부문이다. 일본 진출 이후 2년 연속 전반기 50타점(2012년 56타점·2013년 52타점)을 넘겼던 이대호는 지난해 39타점으로 저조했다. 이 때문에 ‘영양가가 없는 안타 기록’이라는 비난에도 시달렸다.
그러나 올해는 완전히 다르다. 더 이상 영양가 논란은 무의미해졌다. 이미 55타점을 기록하며 일본 진출 후 전반기 최고 타점 기록에 1개만 남겨두고 있다. 또 득점 부문에서도 놀라운 성적이다. 최근 2년 연속 시즌 60득점을 기록했던 이대호는 벌써 41득점을 올렸다. 영양가 만점이다. 장타율도 5할9푼3리로 리그 3위에 올라 팀의 중심타자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대호는 9일 교세라돔에서 라쿠텐을 만난다. 익숙한 구장의 편한 상대다. 교세라돔은 이대호의 오릭스 버팔로스 시절 홈구장이다. 특히 라쿠텐전에서 유독 강했다. 올 시즌 10경기를 상대해 타율 3할5푼1리 7홈런 1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홈런 18개 중 7개를 라쿠텐전에서 때려내는 괴력을 뽐냈다.
이대호의 남은 과제는 뜨거운 여름나기다. 이대호는 7월 중순 이후 후반기 일본의 무더위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체력적인 열세를 드러냈다. 하지만 무서운 페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4년차의 경험은 무더위조차 날릴 기세다. 일본 진출 이후 3할(타율)-30(홈런)-100(타점) 이상의 최고 성적을 바라보는 것도 전혀 무리한 기대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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