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강윤지 기자] kt 위즈 외야수 송민섭(24)에게 열흘의 시간이 주어졌다. 퓨처스리그서 까맣게 탄 얼굴 그대로 1군에 다시 합류한 그는 한 달 만에 다시 찾아온 기회만을 바라보고 있다.
송민섭은 외야의 오정복과 하준호가 지난 6일 부상으로 말소된 이후 같은 포지션의 김민혁과 함께 지난 7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6월 8일을 마지막으로 퓨처스리그에만 머물렀으니 딱 한 달 만이다. 시즌 초반 헐겁던 외야는 5월 하준호, 6월 오정복이 트레이드 된 이후 자리를 잡아 ‘박 터지는’ 경쟁 장소가 됐다. 송민섭의 이번 1군 콜업도 우선은 ‘유기한’이다. 오정복과 하준호가 한 턴의 휴식만 취하면 되기 때문. 하지만 그 기한을 조금이라도 늘려보고 싶은 게 간절한 마음이다.
↑ 지난 7일 한 달 만에 다시 1군에 합류한 kt 위즈 외야수 송민섭. 보여주고 싶은 게 참 많다. 사진(창원)=강윤지 기자 |
송민섭은 “솔직히 이번 시즌에는 1군에 다시 못 올라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올라오게 되어 정말 좋다”면서 “죽을 각오로 왔다. 이런 게 기회이지 않나 싶다. 그래서 1군에 올라오면서 목표를 세웠다.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무조건 형들에게 ‘밑밥’을 깔아주겠다고. 타석에 서면 맞고서라도 출루를 해야 할 것 같고, 슬라이딩도 하루에 한 번이라도 할 각오다”고 말했다.
프로 2년차 송민섭에게 팀이 이렇게 크게 달라진 것은 놀랍기만 하다. 송민섭은 “겨우 2년차라 시즌 초반에는 잘 몰랐었는데 지금 올라오니까 분위기가 이렇게 좋을 수 있나 싶다”면서 “여유도 많아졌고 코치님들, 형들 분위기도 전과 많이 달라진 것 같다. 그래봐야 불과 1개월 전인데... 보면서 내가 진짜 밑바닥 선수였구나 생각이 더 들었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사실 퓨처스리그서도 성적이 뛰어나지는 않았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9푼1리(22타수 2안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2군도 지금 경쟁이 살벌한데 홈런만 4개 치고 타율은 저조했다. 이제 조금 감을 찾아서 잘 해보자 했는데 이렇게 1군에 올라오게 돼 좋다. 정복이 형까지 온 이후로 우리 팀이 너무 세졌다. 하지만 어떻게든 이겨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한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기 개발’도 더 열심히 해볼 계획이다. 좌완투수의 공을 잘 공략해왔던 점을 살리려고 한다. 좌완 상대로 타율 3할4푼6리(26타수 9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기록한 4개의 장타 중 3개(2루타)가 좌완을 상대로 했을 때 나왔다. 송민섭은 “작년부터 감독님과 이숭용 코치님이 너는 왼손 볼을 무조건 연구해야 경기에 나갈 수 있고 살 수 있다고 하셨다”고 말한다. 수비에 안정감을 더하는 것도 목표. 줄곧 백업 경쟁을 해왔던 김진곤, 김민혁 등과의 비교
감도 돌아오고 있고 마음도 단단히 잡았다. 이제 보여줄 일만 남았다. 연이틀 비만 뿌려댔던 창원 하늘은 9일 맑게 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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