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캔자스시티) 김재호 특파원] 모처럼 돌아 온 자기 자리, 희비가 교차했다. 조디 머서를 대신해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강정호(28·피츠버그)의 모습이 그랬다.
강정호는 21일(한국시간) 카우프먼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즈와의 원정경기에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유격수 선발 출전은 지난 6월 14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 이후 처음이다. 그는 머서가 초반 슬럼프에서 벗어나자 3루수로 출전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자연스럽게 유격수 자리에서 멀어졌다.
↑ 4회 1루 주자 제로드 다이슨이 협살에 걸렸다. 이 장면에서 피츠버그는 홈스틸을 허용했다. 사진(美 캔자스시티)=ⓒAFPBBNews = News1 |
그리고 이날 경기, 강정호는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다. 시작은 불안했다. 0-1로 뒤진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에릭 호스머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수비 시프트를 위해 2루 베이스 근처로 이동했던 그는 평소와 다른 각도의 타구를 잡다가 공을 놓쳤다. 이 장면은 기록원 판단 아래 실책에서 내야안타로 정정됐고, 득점으로도 이어지지 않았다.
4회 캔자스시티의 발야구에 허를 찔리며 홈스틸을 허용한 장면도 아쉬움이 남았다.
2사 1, 3루에서 선발 A.J. 버넷이 1루 주자 제로드 다이슨을 견제하면서 협살이 걸렸다. 공을 받아 주자를 1루로 몰던 강정호는 홈으로 들어오는 3루 주자 알렉스 리오스를 보고 방향을 틀어 홈으로 송구했지만, 이미 리오스는 홈을 밟은 상태였고 그사이 1루 주자도 살았다. 결과적인 평가지만, 2사였기에 1루 주자에 더 집중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뻔했다.
그러나 강정호는 이날 좋은 장면이 더 많았다. 1사 만루 실점 위기에서 알시데스 에스코바이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점프해서 잡아냈다. 타구가 빠졌으면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질 상황이었지만, 강정호의 수비를 계기로 피츠버그는 2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3회에도 선두 타자 로렌조 케인의 강한 땅볼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아웃으로 연결했다. 팀이 3실점을 허용, 한 점 차 추격을 허용한 7회 1사 1루에서는 오마 인판테의 땅볼을 잡아 직접 2루를 찍
강정호는 지난 20일 밀워키 원정에서 오랜만에 유격수로 나온 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는데 1~2회 지나니까 금방 괜찮아졌다”며 오랜만에 자기 자리로 돌아온 소감을 전했었다. 이날도 그는 몇 장면에서는 ‘약간’ 어색했지만, 곧 자기 모습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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