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이상철 기자] 일본 프로야구 후반기 일정이 지난 20일 시작됐다. 하지만 오승환(33·한신), 이대호(33·소프트뱅크), 이대은(26·지바 롯데) 등 한국 선수들은 출발선에 서있다. 우천순연(지바 롯데-소프트뱅크전)과 팀의 패배(한신 0-2 패)로 후반기 첫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21일부터 그 테이프를 끊는다.
셋 다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나쁘지 않고 괜찮으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던 전반기, 하지만 그보다 더 나은 후반기를 꿈꾸고 있다. 특별히 개인 기록을 정하지는 않았다. 그저 오늘, 내일 열리는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 정진할 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래도 시즌을 마친 뒤 받아들 성적표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크다. 팬은 물론 선수도. 10, 30, 40. 이들을 관통하는 후반기 기록 키워드다.
↑ 이대은은 2승만 추가하면 10승을 기록한다. 한국인 투수 첫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이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
그리고 역대 한국인 투수 최다 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존 기록은 1998년의 故 조성민(요미우리)과 2001년의 구대성(오릭스)가 세운 7승이었다. 이대은이 승수를 추가할 때마다 기록은 경신된다.
이대은은 전반기 막바지 ‘감’을 잡으며 9경기 10⅔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만 더 이기면 되는데 쉽지만은 않은 도전이다. 이대은의 보직은 선발이 아닌 불펜이기 때문. 지바 롯데는 이대은을 불펜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토 쓰토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현재’ 마운드의 안정화를 위해 이대은이 허리를 단단히 해주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이대은은 6승에서 7승을 하는데 32일이, 7승에서 8승을 하는데 17일이 걸렸다.
이대은도 몰랐던 기록이다. 그러나 그 기록 도전을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이대은은 “내가 최다 승을 거뒀다고? 몰랐다. 그런데 8승을 했지만 운이 많이 따랐다. 그리고 2승은 선발로 거둔 것도 아니다. 몇 승을 했다고 그런가. 내가 잘 해서 이겨야 떳떳해질 수 있을 뿐이다. 의식하지 않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 이대호는 일본 진출 이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승엽 이후 첫 30홈런은 물론 개인 통산 100홈런도 가능한 페이스다. 사진(日 지바)=천정환 기자 |
이대호는 홈런 19개로 전반기를 마감했다(오심으로 1개를 날렸다). 2년 만에 20홈런 달성은 시간문제. 관심은 개인 시즌 최다 홈런을 넘어 이승엽의 뒤를 따르느냐다. 2000년 이후 한국 타자 가운데 30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이승엽 뿐으로 2005년부터 3년 연속 달성했다. 2006년에는 41개의 홈런을 외야 펜스 밖으로 넘겼다.
이대호도 30홈런을 목표로 세웠다. 의식하지 않으려 할 뿐. 현 페이스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대호의 전반기 경기당 평균 홈런은 0.24개. 산술적으로 후반기에 14~15개를 추가가 가능하다.
나아가 4시즌 만에 통산 100홈런 달성 여부도 관심거리. 오릭스와 소프트뱅크에서 뛰었던 이대호는 현재 통산 86홈런을 기록했다. 14개만 더하면 된다.
이대호는 “(30홈런에 대해)생각은 하지만 시즌 끝날 때까지 의식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 한다. 기록을 달성하면 좋을 테고, 달성하지 못하면 아쉽긴 하지만 괜찮다. 그냥 매 경기 열심히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오승환은 지난해 39세이브로 17년 만에 선동열의 한국인 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같은 후반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전인미답의 40세이브가 가능하다. 사진(日 니시노미야)=옥영화 기자 |
오승환은 세이브 6개만 더 추가하면, 임창용(야쿠르트·2010년 35세이브-2011년 32세이브)에 이어 2년 연속 30세이브를 달성한다. 나아가 2년 연속 세이브왕을 넘어 사상 첫 40세이브까지 도전한다.
오승환은 지난해 39세이브를 기록했다. 선동열(주니치)이 1997년 세웠던 38세이브 기록을 17년 만에 깼다. 일본 프로야구 내 한국인 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다.
2005년 이후 센트럴리그 세이브왕은 2012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 모두 40세이브 이상을 올렸다. 그 대열에 오승환이 서는 것. 역대 최다 세이브 기록은 이와세 히토키(주니치)가 2005년과 2007년 올린 46세이브다.
오승환은 지난해 후반기에만 17세이브를 올렸다. 그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40세이브를 거둘 수 있다. 다만 세이브를 올릴 기회가 많이 주어질 지가 관건이다. 한신은 85경기를 치렀다. 오승환은 그 가운데 39경기에 나갔다. 절반 가까이 호출을 받았다. 오승환이 블론세이브를 4개 기록했지만 한신(41승 1무 43패)도 승률 5할에 미치지
오승환은 이대은, 이대호처럼 기록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최다 세이브 기록 및 2년 연속 세이브왕 도전보다)오늘 내일 열리는 경기에 집중하겠다. 전반기 성적은 나도 아쉬운 게 많은 만큼 후반기에는 더욱 힘을 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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