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미드필더 아부 디아비(29·프랑스)는 지난 1일 아스널 FC에서 방출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드리블 성공률 1위에 오른 후 5시즌을 마치고 생긴 일이다.
아스널에 2006년 1월 13일 입단한 디아비는 180경기 19골 16도움을 기록했다. 경기당 64.7분을 뛰었고 90분당 공격포인트는 0.27이다. 중앙 미드필더를 주 위치로 경기 상황이나 전술적인 요구에 따라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갈 수 있는 중원의 전천후 자원이었다.
디아비의 전성기는 단연 40경기 7골 6도움을 기록한 2009-10시즌이라 할 수 있다. EPL로 범위를 좁히면 29경기 6골 4도움. 평균 80.0분을 소화하며 공격포인트 빈도가 90분당 0.39였다. 아스널에서 경기당 70분을 넘은 유일한 시즌이다.
당시 디아비는 수비하기 까다로운 자신만의 독특한 리듬으로 완급을 조절하는 데다가 운동능력도 좋아 호평을 받았다. 돌파와 패스에 모두 능했다.
↑ 디아비가 빌라와의 2009-10 EPL 홈경기 득점을 자축하고 있다. 사진(잉글랜드 런던)=AFPBBNews=News1 |
↑ 디아비 2009-10 EPL 주요기록 |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디아비는 2009-10 EPL에서 122차례 드리블하여 77번이 유효했다. 이는 돌파 50회 이상 시도 선수 중 가장 높은 성공률이다. 90분당 드리블로 2.99차례 상대를 제쳤다.
그러나 기술적인 장점에 가린 수비력이야말로 이 시절 디아비를 주목할 이유다. 96차례 태클을 시도하여 78번 상대 공을 뺏어 정확도가 81%(78/96), 90분당 성공이 3.03회에 달했다. 가로채기와 걷어내기 빈도도 90분당 각각 2.99번 및 2.21회로 수준급이었다.
디아비의 2009-10 EPL이 완벽한 것만은 아니다. 기술을 과신하여 무리하게 공을 소유하다가 태클에 공을 뺏긴 것이 90분당 3.3회나 됐다. 191cm의 장신임에도 132차례 제공권 경합에서 우위를 점한 것은 41%인 54번에 불과했다. 번뜩이는 기회창출의 창조성이 있음에도 드리블을 선호하다 보니 키 패스(슛 직전 패스) 빈도는 90분당 1.36회로 기대 이하였다.
몇 가지 과제는 있었으나 2009-10시즌 23~24세였던 디아비의 앞날은 창창함 그 자체로 보였다. 그러나 아스널 입단 후 잦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종아리·허벅지·복부·사타구니 근육과 십자인대 파열, 복사
중원의 전천후 자원으로 대성할 재능을 다양하게 실제로도 표출했던 디아비. 덜 여물었으나 그러기에 더 신선하고 매력적이었던 2009-10 EPL은 디아비의 처음이자 마지막 풀시즌 전성기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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