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젊은 외야는 무한경쟁 지대였다. 뒤늦게 외야 전선에 뛰어든 문선재(25)가 지각 합류에도 가장 마지막에 살아남은 역전의 용사로 떠오르고 있다.
LG의 외야는 늘 두 이병규와 박용택, 이진영 등 베테랑들의 차지였다. 정의윤도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갈 기회를 잡기 쉽지 않았다. 세월은 흐르는 법.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기존 외야수들의 노쇠화에 대비해야 했다. 그래서 뽑힌 정예부대가 김용의 문선재 채은성이다.
↑ LG 트윈스 외야수 문선재가 최근 타격감을 끌어올리며 희망이 불씨를 살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이 가운데서 문선재가 적응이 가장 늦었다. 상무 제대 후 2013년 세대교체의 핵심 선수로 떠올랐으나 지난해 지독한 슬럼프를 겪은 후유증도 남은 듯했다. 외야수에 재미를 느끼며 땀을 흘렸지만, 포지션 변경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외야로 뜨는 평범한 타구에도 잦은 실수를 저지르며 가장 더뎠다.
결국 올 시즌 초반 김용의가 선두주자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고, 이후 채은성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수비력을 인정받은 신예 이민재와 안익훈까지 외야에 등장하면서 문선재의 입지는 점점 좁아졌다.
반전의 시작은 무더운 7월에 시작됐다. 김용의와 채은성이 타격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간 사이 문선재가 1군에 자리를 잡았다. 6~7월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얻으며 공·수·주에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타격 부문이다. 5월 1할8푼5리에 불과했던 타율은 6월 2할8푼3리로 수직 상승했고, 7월에도 2할6푼7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는 3할6푼8리의 매서운 타격을 선보였다.
문선재는 시즌 타율도 2할4푼1리로 끌어올렸고, 23타점 21득점에 5홈런 7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3루타 1개와 2루타 8개 등 빠른 발에 타고난 장타력까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양상문 LG 감독도 최근 문선재를 선발 중견수로 라인업 한 자리를 주면서 강한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양 감독은 “문선재는 좋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우리 팀에 없는 발 빠른 선수이기 때문에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젊은 외야수들 중 더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며 “타격만 안정이 된다면 더 좋아질 것 같다. 장점이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문선재는 상무 시절 퓨처스리그 최초로 20(홈런)-20(도루)을 달성했던 호타준족의 잠재력까지 갖췄다. ‘모범생’처럼 생긴 외모와 달리 공격적이고 거침없는 스타일은 축 처진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문선재도 선발 출전 기회를 꾸준히 얻어내며 자신감이 생겼다. 올 시즌 LG의 추락한 성적에도 뜻하지 않은 곳에서 툭 튀어나온 문선재의 재발견은 반갑다.
↑ 올해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외야 수비 집중 과외를 받고 있는 문선재. 사진=MK스포츠 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