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윤덕여호는 동아시안컵의 첫 단추를 아주 잘 꿰맸다. 바통은 이제 슈틸리케호에게 넘어갔다. 젊음과 실험은 동아시안컵을 준비하는 슈틸리케호의 키워드다. 그러나 윤덕여호의 키워드이기도 했다. 그리고 꼴찌 후보라는 평을 무색하게 만들며 승리라는 열매를 땄다.
한국vs중국, 여자축구의 판도는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못 넘던 만리장성을 연거푸 허물었다. 올해 두 차례 맞붙어 모두 이겼다. 그것도 적지에서.
반면, 남자축구는 공한증이 깨졌다. 2010년 2월 0-3으로 완패한 데다 2년 전에도 0-0으로 비겼다. 그 무대가 모두 동아시안컵이었다. 한국은 2008년 동아시안컵에서 곽태휘의 극적인 결승골로 3-2로 이긴 이후 중국의 골문을 한 번도 못 열었다.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2015 EAFF 동아시안컵에서 어떤 축구를 보여줄까.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자존심이 걸린 한판이다. 주장 김영권(광저우 헝다)을 중심으로 태극전사는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중국은 없다’라며. 질 수 없는 한판이고, 져서는 안 된다. ‘공한증’을 다시 심어줄 차례다. 슈틸리케 감독은 ‘냉정함’을 주문했다. 머리는 차가워져도 가슴은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7년 만에 우승으로 가는 첫 관문이다. 이 경기를 그르칠 경우, 정상 탈환은 보다 험난해 진다. 슈틸리케호는 실험과 함께 결실도 함께 맺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우승트로피와 공한증이 아니더라도 패해서는 안 될 이유가 있다. 중국 뿐 아니라 일본, 북한도 마찬가지다.
동아시안컵은 결과적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의 연장선이다. 어차피 다시, 그리고 곧 만날 상대다. 일본이 싱가포르와 충격적인 무승부를 했으나 큰 탈 없이 3차예선 통과가 예상된다. 중국, 북한도 승수를 쌓으며 최종예선 진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최종예선은 12개국이 2개 조로 나눠 풀리그를 갖는다. 포트(1~6) 배정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순으로 가린다. 2015년도 7월 기준으로 일본(50위), 한국(52위), 중국(77위), 북한(129위)은 각기 다른 포트에 속한다. 4개국이 한 조에 모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최종예선은 내년 8월부터 시작한다. 딱 1년 뒤다. 동아시안컵은 최종예선을 대비하는 가상의 모의고사이기도 하다. 상대의 색깔과 수를 미리 경험한다. 그리고 기선 제압의 측면도 있다.
이기는 법부터 다시 떠올려야 한다. 한국이 이들을 이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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