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지바) 김원익 기자] ‘빅보이’ 이대호(33)가 최근 살아나고 있는 타격감을 고무적으로 전망했다. 한국에서의 홈런 능력을 되찾으며 일본 진출 4년만에 가장 높은 장타율을 기록 중인 부분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야구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높이 평가했다.
이대호는 8일 오전 현재 타율 3할1푼2리 21홈런 65타점 50득점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7푼1리 OPS 0.971을 기록 중이다. 타율 부문 리그 5위, 홈런 공동 4위, 타점 4위, 출루율 4위, 장타율 3위, OPS 2위의 균형 잡힌 고른 성적이다.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완벽한 시즌인 셈이다. 특히 지난해 부진을 씻어내고 완벽하게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이대호는 역대급 투고타저로 리그 전체 타자들이 허덕였던 2012년 오릭스 소속으로 일본 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했다. 첫 해 타율 2할8푼6리 24홈런 91타점(1위), 이듬해 타율 3할3리 24홈런 91타점을 기록했다. 이어 ‘우승 청부사’의 자격으로 큰 기대를 받으며 2014년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하지만 타율 3할 19홈런 68타점에 그쳤다.
↑ 사진(日 지바)=김영구 기자 |
특히 올해 이대호의 모습 중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장타력이 완벽하게 한국 무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2010년 롯데에서 뛰면서 9경기 연속 홈런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던 이대호는 일본 무대서 장타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한 차원 더 수준 높은 투수들이 많은데다 반발력이 떨어지는 공인구를 사용하는 영향이 컸다.
더군다나 오릭스 시절에는 홀로 타선을 이끌며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와 싸웠다. 거기에 2014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12개 구단 홈구장 중 가장 높은 5.8m의 펜스 높이를 자랑하는 야후오크돔 ‘마의 벽’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스스로도 ‘장타 욕심’보다는 중심타자의 책임감과 역할을 중요시하는 유형의 타자였기에 이대호는 매년 균형잡힌 활약으로 일본 무대 최정상의 타자의 지위를 유지했다.
그런데 올해는 장타율면에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지난해 4할5푼4리를 훌쩍 뛰어넘는 5할7푼1리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104안타 중 2루타가 23개, 홈런이 21개나 된다. 이대로라면 일본 진출 4년만에 첫 장타율 5할 이상을 기록 할 수 있다.
일본 프로야구가 장타율 5할을 넘는 타자가 퍼시픽리그에서 6명, 센트럴리그서 단 3명인 투고타저의 리그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돋보이는 기록이다.
이런 장타력 향상에 대해 이대호는 “장타율이 많이 올라간 부분은 큰 의미가 없다. 현재 팀도 좋은 분위기로 연승을 달리고 있고 나도 올해 야구가 잘되고 있다”면서 “팀이 좋은 분위기에서 한 번을 졌는데, 또 잘 해나갈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이대호의 말대로 소프트뱅크는 62승3무30패 승률 6할7푼4리의 성적으로 퍼시픽리그 1위에 올라있다. 2위 닛폰햄과 격차가 무려 10.5경기. 퍼시픽리그 1위 요미우리의 승률은 5할1푼5리인 것을 감안하면 소프트뱅크의 독주를 짐작할 수 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시즌을 보내며 2년 연속 통합우승이 매우 유력하다.
여기에는 살아난 이대호의 역할이 매우 크다. 이대호는 올 시즌 야나기타 유키, 마츠다 노부히로, 우치카와 세이치 등과 함께 질식타선을 이끌며 소프트뱅크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 사진(日 지바)=김영구 기자 |
기상 관측 140년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 일본 열도를 덮쳤다. 8일도 소프트뱅크와 지바롯데의 경기가 열린 지바현은 기온이 37도까지 올라갔다. 습도도 70%를 넘어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땀이 뚝뚝 떨어지는 날씨다. 이대호는 “식사는 잘 챙겨먹고 있다. 날씨가 정말 덥다. 한국도 덥겠지만 도쿄도 후쿠오카도 그렇고 요즘 일본은 어딜가도 덥다”며 더운 날씨에 혀를 내둘렀다.
7일 경기 전까지 후반기 10경기서 1할4푼6리에 그치며 잠깐 주춤했다.
이대호는 “최근에 많이 안좋았는데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고, 여기서 더 올라와야 한다”면서도 “감은 지금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야구계에 가장 쓸데 없는 걱정 중 하나. 바로 이대호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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