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최근 두산 베어스의 방망이는 매서웠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잠실 2연전에서 29득점 33안타(3홈런)를 기록했다. 두산의 방망이를 식힌 투수는 LG 트윈스의 루카스 하렐(30)이었다.
루카스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6피안타 3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7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루카스의 시즌 7승은 3-2인 8회말 임정우가 오재일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으며 아쉽게 사라졌다.
그러나 루카스는 위기의 마운드에서 보여준 또 한 번의 반전 호투로 112구의 안정감을 던졌다.
↑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4회말 2사 2,3루. LG 루카스가 두산 최주환을 땅볼 처리하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LG가 이날 경기에서 풀어야 할 과제는 두 가지였다. 불펜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발투수가 최대한 버텨야 했고, 타선의 지원이 절실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불펜 운영이 쉽지 않다. 타자들이 잘 쳐줬으면 좋겠다”며 근심이 가득했다. 상대는 두산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었다.
루카스는 전반기 막판부터 안정을 찾았다. 하지만 지난 2일 SK 와이번스전에서 3⅔이닝 7실점(6자책)으로 최악의 피칭을 했다. 안정감을 잃고 흔들리는 고질병이 도진 경기였다.
루카스의 어깨는 무거웠다. 경기 초반부터 투구수가 늘어나며 힘겹게 경기를 풀었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흔들림이 없었다는 것. 수차례 위기를 버텨서 이겨냈다.
루카스는 2회 1사 3루서 최주환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1차 흔들릴 타이밍. 그러나 국해성을 2루수 병살타로 잡아내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루카스는 2-1로 역전에 성공한 3회 첫 삼자범퇴 처리 후 2사 1, 2루 위기서 폭투가 나오면서 2, 3루로 바뀌었다. 2차 흔들릴 타이밍. 최주환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는 최대 위기였다. 루카스는 선두타자 국해성의 좌전 안타와 김재호의 희생번트에 이어 민병헌에게 우전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2-2 상황서 연속 볼넷이 나오며 2사 만루까지 몰렸다. 이날 루카스를 상대로 2루타만 2개 때려낸 양의지의 세 번째 타석. 3차 흔들릴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루카스는 양의지도 초구 좌익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만루 위기를 벗어났다. 이미 106개의 투구수를 기록한 루카스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공 6개로 두 번째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고 내려갔다.
LG 타선도 집중력을 발휘했다. 7회초 2사 2루 찬스서 장원준이 정성훈을 고의4구로 거르고 임훈을 선택했다. 임훈은 우익수 방면 시원한 적시 2루타로 3-2 리드를 가져왔다. 루카스의 승리요건도 갖춰진 귀중
LG는 루카스가 내려간 뒤 구원 등판한 임정우가 8회말 오재일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맞았으나, 3-3인 9회초 1사 3루서 오지환이 정성훈의 스퀴즈 번트 때 절묘한 주루로 홈을 훔쳐 결승 득점을 뽑아 4-3으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그 뒤에는 안정감 있게 마운드를 지켜준 루카스의 역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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