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11일 프로야구 종합)
‘나는 전설이다.’
이제 테임즈(NC)는 가슴을 쫙 펴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다. KBO 34시즌동안 아무도 해보지 못했던 대기록, 한 시즌 두 차례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히트)을 달성한 첫 번째 사나이니까.
그의 라이벌, 박병호 역시 KBO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홈런 타자다. 테임즈의 ‘대기록쇼’를 눈앞에 보면서도 ‘마이웨이’ 페이스를 유지한 박병호는 3경기 연속 홈런(시즌 39호), 연타석 홈런(시즌 40호)을 뿜어냈다. 리그 통산 16번째 시즌 40홈런. 그리고 지난해(52개)에 이어 2년 연속 40홈런을 돌파하면서 박병호는 2002~2003년의 이승엽-심정수에 이어 12년만에 2년 연속 40홈런을 때려내는 KBO 세번째 타자가 됐다.
‘퀵후크’의 본가? 아니, 로저스만 나오면 한화는 다른 팀이 된다. 지난 6일 LG전서 데뷔 첫 완투승으로 한화 마운드를 홀로 책임졌던 로저스가 두 번째 등판에서는 더욱 업그레이드된 완봉승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중원의 순위 싸움에 숨차던 한화가 과연 ‘천군만마’를 얻었다.
↑ 한화 로저스가 11일 수원 kt전에서 9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기록한 뒤 포수 조인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
개인 타이틀 순위표의 올 시즌 으뜸 격전지, 홈런 선두 싸움 중인 두 라이벌 테임즈와 박병호는 과연 무시무시한 타자들이었다.
두 타자가 무더기 기록을 쏟아내는 장타 싸움을 벌인 목동경기에서 NC는 넥센을 9-8 한점차로 따돌렸다.
테임즈와 박병호는 각각 3회와 5회, 리드를 잡거나 뒤집는 영양가 만점의 투런홈런을 때려내며 ‘장군멍군’을 불렀다. 테임즈에겐 프로 14번째 100득점-100타점을 돌파하는 홈런이었고, 박병호에겐 3경기 연속 아치였다. 테임즈가 6회 시즌 두번째 히트 포 더 사이클을 완성하면서 ‘기록의 사나이’가 된 뒤, 박병호는 7-9로 뒤진 8회 연타석홈런으로 시즌 40호째 아치를 그려내면서 2년 연속 40홈런을 돌파했다.
NC는 천적의 위용을 뽐내면서 넥센전 3연승, 목동구장 6연승. 넥센은 한현희-조상우-손승락이 모두 등판하면서 안간힘을 썼으나 홈 6연승과 화요일 4연승을 모두 끝내고 또 한번 NC에게 내상 깊은 패배를 당했다.
수원구장에서는 한화의 스타 외인투수 에스밀 로저스가 또 한 번의 ‘위력투’를 펼쳤다. kt에 맞서 9이닝을 108구로 완결하며 3피안타 무실점, 한화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6일 데뷔전이었던 LG전의 1실점 완투승에 이어 완봉승을 추가하면서 쾌조의 2연승.
한화 김경언은 5회 선제 결승 투런홈런 포함, 5타수2안타 3타점을 때려내며 로저스의 호투에 화답했다. 한화는 3연승하면서 kt에게 화요일 4연패의 씁쓸한 기록을 선물했다.
↑ LG 유강남이 11일 잠실 삼성전서 5-3이던 7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쐐기타를 때려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곽혜미 기자 |
양 팀이 번갈아 수비실책과 실수로 실점을 교환하면서 고비마다 아쉬운 장면이 이어진 경기. 1-3이던 5회 이진영의 2타점 동점 2루타와 5-3이던 7회 유강남의 2타점 쐐기타 등 조금 더 시원했던 해결타들을 앞세워 LG가 4점차 승리를 낚았다.
6회 이후를 무실점으로 버틴 LG 윤지웅 유원상 이동현의 불펜이 큰 공을 세웠다.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유원상은 시즌 첫 승. 이동현은 시즌 4세이브째(5승3패).
연패 탈출은 부산 사직구장에서도 있었다.
롯데가 SK에 11-6으로 역전승, 4연패를 끝냈다. SK는 원정 7연패의 고통에 빠졌다.
켈리(SK)와 송승준(롯데)이라는 양팀 선발진의 꽤 믿음직한 카드가 출격한 경기였지만, 두 투수 모두 대량 실점하면서 혼돈의 타격전이 됐다. 안타수는 15-15로 팽팽했지만, 7회 1개의 2루타와 1개의 3루타가
광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IA와 두산의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돼 추후 편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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