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신현식 기자] 넥센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좌초 직전의 넥센호를 구했다. 스나이더의 끝내기 홈런은 앞선 5타석에서 무안타 4삼진을 당한 후 역전 솔로 홈런이라 더 극적이었다. 경기 내내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던 것을 한 방에 갚는 ‘진정한 속죄포’였다.
스나이더는 지난 20일 목동 SK 와이번스전에서 연장 12회말 4-3 극적인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었다. 이날 스나이더가 기록한 안타는 단 1개. 결정적인 솔로 대형 아치를 쏘아올려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스나이더는 SK 선발 투수 김광현의 날카로운 슬라이더에 꼼짝없이 당했다. 김광현을 상대로 세 번째 타석까지 모두 삼진을 당했다. 세 차례 삼진을 당하는 동안 김광현에 11개의 공을 봤고 5번의 헛스윙을 기록했다. 스나이더는 네 번째 타석에서도 SK 두 번째 투수 박정배에게 또 삼진을 당하며 물러났다. 충격의 4연속 삼진이었다.
↑ 스나이더는 지난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6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팀 4-3 승리에 주역이 됐다. 사진(목동)=천정환 기자 |
스나이더의 결승 홈런이 극적인 이유는 지난 19일 kt 위즈에 당한 역전패로 침체된 팀 분위기를 되살릴 수 있는 홈런이었기 때문이다. 넥센은 19일 kt와의 경기에서 7회까지 9-2로 앞섰지만 불펜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8, 9회 8실점을 내주며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다. 역전패를 당한 넥센은 하루만에 역전승을 거두며 위기를 극복했다.
스나이더는 올 시즌 후반기 가장 강력한 2번 타자다. 스나이더는 후반기 KBO리그 전체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2번 타자 중 OPS(출루율+장타율) 1.174, 홈런 6개로 각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또한 스나이더는 빅이닝 ‘기폭제’가 되고 있다. 최근 돌아온 리드오프 서건창과 리그 최고의 리딩히터 유한준을 연결해주는 가교 역할로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스나이더는 후반기 타율 3할8푼으로 넥센 타자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며 타선을 이끌고 있다. 후반기 14개의 홈런을 때려낸 박병호에 이어 8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넥센 강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입추가 지나자 가을에 강했던 스나이더의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스나이더는 지난해 LG 트윈스 소속으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30타수 12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2할1푼 4홈런으로 한국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가을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넥센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이 스나이더를 뽑은 결정적 이유였다.
올 시즌 스나이더는 2할9푼4리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4월 1할8푼2리, 5월 2할5푼6리의 타율로 부진했다. 하지만 후반기 대활약을 펼치며 시즌 초반 기록들을 모두 잊게 만들고 있다. 스나이더가 2년 연속 '가을의 남자'로 옷을 갈아 입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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