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오사카) 안준철 기자] “이런 말씀 처음 드리지만,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겁니다.”
‘끝판왕’ 오승환(33·한신 타이거즈)도 인간이었다. 오승환은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에서 38세이브를 거두며 일본 센트럴리그는 물론, 퍼시픽리그까지 통틀어도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일본 진출 첫 시즌에 39세이브로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던 오승환이 2년 연속 세이브 타이틀을 가져가는 것은 유력해 보인다. 내친 김에 일본 한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46세이브)도 갈아치울 기세다.
하지만 오승환은 불안감 논란에 빠져있다. 세이브 페이스가 지난해보다 한 달 이상 빠르지만 평균자책점은 끝판왕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평균자책점은 59이닝을 던져 2.90이다. 지난해 66⅔이닝에 1.76이었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5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한신 타이거즈 경기에서 한신이 3-1로 승리했다. 9회초 한신 마무리 오승환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日 오사카)=정일구 기자 |
오승환이 장타를 많이 맞는 이유로 전매특허인 ‘돌직구’와 연관 짓는 사람들이 많다. 150km를 넘나드는 포심 패스트볼이 140km대 중반에 머물고 있고, 회전수도 감소했다는 게 일본 현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돌직구의 위력이 감소하니, 보통 헛스윙을 하거나 뜬공이 될 타구들이 장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최근 6경기 연속 세이브를 하는 과정에서는 다시 150km대 돌직구가 위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피홈런을 맞은 21일 요코하마전에서는 전매특허인 150km대 돌직구가 나오지 않으며 그 위력이 반감됐다.
물론 공 7개로 삼자범퇴 무실점 세이브를 거둔 23일 요코하마전도 마찬가지다. 이날 오승환의 최고구속은 144km였다. 하지만 다양한 볼배합으로 삼진과 범타로 간단하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그래도 오승환의 구속에 대해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 이들이 있다.
↑ 2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5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 한신 타이거즈 경기에서 한신이 3-1로 승리했다. 한신 오승환이 경기를 승리로 이끈 뒤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日 오사카)=정일구 기자 |
물론 평균자책점이나 장타 허용에 대해서는 답답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승환은 “부상이 아닌데, 이렇게 맞은 적은 처음이라 나도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사실 지난해도 적지 않은 이닝을 소화했고, 올해도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힘든 점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내 “그냥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는 것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오승환은 이날 무결점 세이브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포수 사인대로 던졌는데, 결과가 좋았다. 삼진을 잡으면서 세이브를 올리는 것도 좋지만 나이가 먹어가면서 맞춰 잡아가는 피칭도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데, 오늘(23일) 많이 안 던지고 끝냈다. 결과가 좋았다”며 흡족한 표정이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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