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막내팀’ kt 위즈의 ‘막내들’이 시즌 내내 쌓아왔던 것들을 최근 기대 이상으로 발휘하고 있다. 유격수 심우준(20)은 그 중심에 있다. 9회말 5점 차를 극복한 19일 수원 넥센전서는 손승락을 상대로 2사 1,2루서 동점 적시타를 날렸고, 20일 대전 한화전서는 박정진을 상대로 7회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 쐐기점을 만들었다.
시즌 92경기 타율은 0.177(124타수 22안타)에 불과하지만 30여 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시즌 초반보다 발전,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조범현 감독 역시 신인 야수들의 발전에 흡족한 모습. “자기들도 인간이라면 1경기 정도는 잘 쳐야 하지 않겠나. 1년을 기다렸는데”라며 웃더니 이내 “우준이는 초반에는 자신 없이 휘두르더니 요즘은 달라졌다”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덧붙인다.
↑ kt 위즈 신인 심우준이 시즌 초반에 비해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며 다음 시즌을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물론 전부가 ‘운’일 수는 없다. 스스로도 시즌을 거듭하며 좋아진 점들을 자각하고 있다. 심우준은 “초반에 경기에 계속 나가다가 중간에 쉬었는데, 그 때 선배님들과 다른 팀의 잘하는 선수들을 보고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선배님들의 플레이를 보고 일단 수비 같은 경우에는 ‘여유’를 터득했다. 초반에는 너무 잘하려고 급하게 하다 보니까 잘 안 됐는데, 경기를 보다 보니까 선배님들이 여유 있게 하시더라. 그런데도 상대 주자들을 다 아웃시키시고. 타석에서도 공을 여유 있게 보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있다. 그래서 좀 느는 것 같다”고 답했다.
주위의 조언들은 신인 선수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된다. 심우준 역시 코칭스태프와 팀 선배들로부터 좋은 조언들을 듣고 흡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심우준은 “박기혁 선배님이 항상 교체되고 나면 나한테 오셔서 많이 얘기해주신다. ‘이런 건 어떻게 해야 된다’, ‘자신 있게 해라’ 이런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숭용 타격코치 역시 심우준의 최고 조력자다. 심우주은 매 경기, 매 타석 이 코치의 조언을 되새긴다. “딱 두 가지, 팔 위치와 타이밍에 대해 항상 똑같은 말씀을 해주시는데 그래서 기억을 한 번 더 되새기고, 그 덕분에 훨씬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심우준은 팀 내 신예 야수들 중에는 유일하게 시즌 첫 경기부터 현재까지 1군 엔트리에 ‘붙박이’로 남아있다. 엔트리 변동이 잦은 팀 사정을 비추어 볼 때 ‘절반의 성공’이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스스로의 눈에는 부족한 점이 더 먼저, 더 많이 들어온다. “일단 수비에서 안정이 돼야 한다. 그런데 아직 인조잔디와 천연잔디 구장의 바운드 차이 때문에 어렵다. 그런 부분들을 더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친구들이나 선배님들이 “이제 긴장 안 하고 여유도 있겠다”고 하신다. 그런데 나는 안 그렇다. 공격, 수비 모두 부족하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는 상태다. 항상 똑같이 나가면 더 잘하고 싶고 긴장 안 하고 팀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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