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5위 싸움이 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가을야구 막차 탑승을 꿈꾸는 한화, KIA, SK, 롯데에게 8월 마지막 주말은 우울했다. 29일에 이어 30일에도 다 졌다.
5위의 승패 차감은 ‘-4’까지 떨어졌다.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1’이었다. 그렇게 많이 패하고도 순위 변동이 크지 않다. 간극도 벌어지지 않고 있다. 1승이 간절한 시기, 승리보다 패배에 익숙했기 때문이다. 이쯤이면, ‘5할 승률’만 유지해도 ‘5강’을 바라볼 수 있을지 모른다.
답답한 행보의 이들보다 더욱 뜨거운 8월을 보낸 건 순위표 맨 아래의 kt. 8월에만 14승(11패)을 기록했다. 막판 4경기를 내리 이겼다. 월간 최다 승수다. 6월(11승 8패)에 이어 두 번째로 승패 차감이 ‘플러스’다.
kt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그 14승을 누구에게 땄냐는 것 때문이다. 흥미롭게 5강 후보들을 상대로 많은 승수를 쌓았다. 14승 가운데 무려 10승이다. KIA, SK, 롯데는 나란히 3승씩(1패)을 선물했다. 그나마 얼굴이 펴진 건 한화였다. 8월 kt전 3승 1패였다.
↑ kt는 8월 들어 14승 11패를 기록했다. 월간 최다 승수다. 한화, KIA, SK, 롯데에게 10승을 챙겼다. 사진=김재현 기자 |
kt는 8월 이들 4개 팀을 상대로 83득점을 올렸다. SK는 무려 45점을 헌납했고, 롯데와 KIA도 각각 29실점과 24실점을 기록했다. 에이스의 구겨진 자존심은 부록이었다.
kt는 올해 43승을 올렸다.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인 팀은 없다. 하지만 한화(6승), KIA(6승), SK(7승), 롯데(7승)에게 25승을 땄다. 9위 LG(4승)보다 더 후하게 막내를 대해줬다. 거꾸로 이야기해, 이들은 kt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상대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4개 팀 모두 kt와 잔여 경기가 있다. 롯데가 3경기로 가장 많으며, 한화와 KIA, SK는 1경기만 남았다. 그저 1경기일 뿐이라고 말하기에는 이 피 말리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다. 남들이 다 질 때 졌다고 가슴을 쓸어내리기만 해선 곤란하다. 남들이 다 질 때 이겨야 한다. 1승은 한 없이 귀하다.
kt전 결과는 막바지 불붙을 5위 싸움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당장 롯데의 다음 상대가 kt다. 9월 1일과 2일 울산에서 kt와 맞대결을 벌인다.
5위 한화에 3경기 뒤진 롯데로선 kt를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kt가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가 롯데이기도 하다(또 다른 후보는 전적 4승 6패의 LG). 창단 최다 연승(5연승)에 1승만 남겨놓고 있는 kt의 고춧가루가 보다 매워질 건 뻔하다.
롯데가 우천순연 없이 울산 2연전을 마친다면, 4개 팀은 모두 kt와 1경기씩만 남겨둔다. 그리고 그 경기는 9월 15일 이후 펼쳐진다. 각 15경기 전후로 남겨놓은 시점이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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