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저런 구위에 커맨드까지 갖추면 엘리트 투수가 될 수 있다.”
론 로니키 LA다저스 3루코치는 ‘ESPN’과 가진 인터뷰에서 시카고 컵스 우완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 시절 그를 지켜 본 로니키의 말은 아리에타의 환골탈태 비결을 제대로 설명해준다.
아리에타는 3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다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무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노히트 노런의 대기록을 세웠다.
↑ 제이크 아리에타는 시카고 컵스 이적 이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사진(美 로스앤젤레스)=ⓒAFPBBNews = News1 |
이것만이 아니다. 이날 경기의 승리투수가 되면서 시즌 17승,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를 제치고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또한 이전까지 1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그는 이날 경기까지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면서 연속 기록을 14경기까지 늘렸다.
컵스 구단에 따르면, 14경기 연속은 1992년 그렉 매덕스가 세운 기록과 타이다. 구단 역사상으로는 1933년 론 워네케가 세운 17경기가 최다 기록.
2007년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에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지명된 아리에타는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지만,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4년간 69경기(선발 63경기)에서 20승 25패 평균자책점 5.46을 기록했다.
볼티모어 구단은 2013년 7월 3일 페드로 스트롭과 함께 그를 컵스로 넘기고 스티브 클레벤저, 스캇 펠드먼을 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한다.
이 트레이드는 아리에타에게 일대 전환점이 됐다. 아리에타는 이날 경기 전까지 컵스에서 3시즌을 보내며 60경기에 선발 등판, 30승 13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25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사이영상 투표 9위에 올랐고, 이번 시즌은 현재 다승 1위를 달리고 있다.
유니폼을 갈아입었을 뿐인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컵스 유니폼에 마법의 힘이라도 있는 것일까.
원래 아리에타는 구위에는 문제가 없는 투수였다. 2013년 볼티모어와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그를 상대했던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성공적이지는 못했지만, 구위는 좋았던 투수”라며 당시를 기억했다.
컵스로 이적 후, 그는 자신이 갖고 있는 구위에 커맨드를 더했다. 커맨드란 제구, 컨트롤 등을 아우르는 상위 개념으로, 투수가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 시절 그를 상대했던 로니키는 앞선 인터뷰에서 “경기를 거듭할수록 커맨드가 좋아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이는 몇 가지 기록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컨트롤이 확연히 좋아진 것이 눈에 띈다. 아리에타의 9이닝당 볼넷은 볼티모어 시절 4.0에서 2.5로 내려갔고, 반대로 9이닝당 삼진 기록은 7.0에서 9.0으로 상승했다. 9이닝당 피홈런은 1.2에서 0.5로 내려갔다.
아리에타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앞선 ‘ESPN’의 인터뷰에서 “그가 컵스로 이적했을 때, 내가 맘에 들었던 것 한 가지는 팀이 그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한 것”이라며 그의 변화에는 컵스 구단의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라스는 “컵스 구단은 아리에타가 대학 시절 했던 것들을 그대로
여기에 아리에타는 컵스 이적 이후 운동과 영양 섭취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면서 더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아리에타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이 변화에 대해 “내 삶에 있어 혁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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