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이하 유로2016) 예선이 재개되기까지 3개월간 옷을 벗은 이는 네덜란드의 거스 히딩크 감독만이 아니다. ‘명장’으로 불렸던 파비오 카펠로 감독 또한 러시아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카펠로 감독과 작별한 러시아는 외국인 감독과도 잠시 연을 끊었다. 9년 만에 자국 출신 감독(레오니드 슬루츠키)이 A대표팀을 이끈다. 의미있는 변화의 물결 속에 첫 경기다. 러시아는 오는 6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의 오트크리에 아레나에서 스웨덴과 맞붙는다(프로토 승부식 69회차 대상경기).
▲못 이기는 러시아
카펠로 감독이 사임한 이유는 성적 부진 탓. 러시아는 유로2016 예선에서 2승 2무 2패(승점 8점)로 G조 3위에 올라있다. 1위 오스트리아(승점 16점)는 물론, 2위 스웨덴(승점 12점)과도 꽤 떨어져 있다.
이고르 아킨페프가 관중이 던진 폭죽에 맞고 쓰러졌던 몬테네그로전이 러시아의 몰수승이 되면서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실질적으로 90분 내 이긴 건 딱 1번(리히텐슈타인전 4-0 승)이었다. G조 최약체 몰도바와도 비겼다. 심각한 내리막길이다.
슬루츠키 감독은 CSKA 모스크바를 러시아 최강 클럽으로 지도했다. 클럽과 A대표팀을 겸임한다. 레알 마드리드 소속의 체리셰프를 빼고 모두 국내파로 구성했다. 그리고 3개월 전과 비교해 절반이 교체됐다. 분위기를 쇄신하면서도 베테랑을 중용했다.
↑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모스크바에서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예선 러시아전을 앞두고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러시아 모스크바)=AFPBBNews=News1 |
슬루츠키 감독으로 새 출발한 러시아이 첫 항해부터 험난하다. 데뷔전 상대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제르맹)의 스웨덴이다. 유로2016 예선 G조에서 오스트리아에 뒤져있으나 무패(3승 3무)의 팀이다. 예선 초반 저득점 속 무승부를 양산했지만 최근 연승 모드다.
화력도 되찾았다. 몰도바, 몬테네그로를 상대로 5골을 터뜨렸다. 스웨덴이 믿을 건 역시 간판 공격수 이브라히모비치. 그 5골 가운데 4골을 책임졌다. 부상으로 시즌 초반 결장했지만 지난 주말 리그1 모나코전을 통해 건강하게 복귀했다. 다만 이브라히모비치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스웨덴의 전력 누수 중 눈에 띄는 건 심 셸스트룀(그라스호버)의 부재. 소집은 됐지만 경고 누적으로 러시아전에는 뛸 수 없다. 그는 3일 뒤 열릴 오스트리아전을 위한 카드다.
▲G조 2위 싸움 혼전?
유로2016 예선은 각 조 2위까지 본선 자동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3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러시아는 그 갈림길에 서있다. 승점 4점 차의 스웨덴을 잡을 경우, 남은 3경기에서 뒤집기를 꿈꿀 수 있다. 향후 대진은 러시아가 좀 더 유리하다.
동기 부여는 스웨덴도 강하다. 러시아를 이기면, 간극은 승점 7점으로 벌어진다. 사실상 조 2위 확보다. 월드컵(2회 연속 예선 탈락)과
역대 전적은 8승 8무 7패로 러시아가 근소하게 앞서나 호각을 타뒀다. 오래된 경기가 많으나 최근에도 팽팽했다. 지난해 10월 10일 스웨덴의 솔나에서 가진 맞대결에서는 1골씩 주고받으며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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