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샌디에이고) 김재호 특파원] 그토록 바라던 꿈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어떤 느낌일까. LA다저스 내야수 코리 시거는 그 흥분을 전했다.
시거는 4일(한국시간)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그의 활약은 불펜진의 난조로 패한 다저스가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절망스럽다”를 연거푸 내뱉던 돈 매팅리 감독도 시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좋았다. 정말 좋았다”며 짧고 굵은 평을 내놨다.
↑ 코리 시거에게는 잊지 못할 데뷔전이었다. 사진(美 샌디에이고)=ⓒAFPBBNews = News1 |
처음에는 현실이 만만치 않았다. 1회부터 메이저리그의 위력을 체험했다. 2사 2루에서 저스틴 업튼의 땅볼 타구에 몸을 날렸지만, 잡지 못하고 2루타를 내줬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게임 속도는 정말 빠르다. 1회 업튼이 때린 공도 정말 빨랐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그는 이후 빠른 속도로 안정을 되찾았고, 5회 2루타와 6회 중전 안타를 연거푸 때렸다. 특히 6회 안타는 좌완 투수를 상대로 때린 2타점 안타라 의미가 더했다.
“처음 안타를 쳤을 때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내가 드디어 여기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첫 안타 소감을 전한 그는 “결정적인 상황에서 뭔가를 해냈다”며 자신의 활약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그는 아들의 메이저리그 데뷔 소식을 듣고 대륙 반대편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걸음에 달려 온 부모님 앞에서 잊지 못할 데뷔전을 치렀다. 그는 가족들이 소리지르며 응원한 것을 알고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때는 충격을 받은 상태라 제대로 관중석을 보지 못했다”며 웃었다.
그는 이날
그는 공은 어떻게 보관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둘 중 하나는 부모님이 가져갈 게 확실하다”며 밝게 웃었다. 다저스가 곱게 키운 유망주는 그렇게 험난한 무대에 첫 발을 들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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