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지난 11일 ‘천운’이 따랐다. 호랑이 군단 주위를 감돌던 좋은 기운은 하루가 지나도 가시지 않았다. 하지만 그 사라져가려는 기운을 놓치지 않은 건 ‘실력’과 ‘끈기’였다.
KIA가 12일 광주에서 또 한 편의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LG를 7-3으로 꺾고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3경기 모두 역전승이다.
KIA는 이틀 연속 선발투수가 무너졌다. 전날 임기준이 1이닝 만에 6실점을 하더니 이날은 유창식이 3회를 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통산 LG전 8승으로 천적으로 불렸는데, 이젠 옛날 일이 된 듯. 유창식은 3이닝 3실점으로 시즌 LG전 평균자책점이 7.45까지 치솟았다.
그런 데도 KIA가 웃었다. 전날 0-6으로 뒤졌으나 66분의 지연 속에 우천 노게임이 확정, 1패를 면했다. 자칫 난타전으로 벌어질 수 있던 터라, 힘까지 아꼈다.
↑ KIA는 12일 광주 LG전에서 4회 2사 만루서 5점을 뽑으며 3경기 연속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1회부터 3회까지 뜨겁던 LG 타선이 차갑게 식었다. 공 10개로 이닝 마무리. 그리고 그 열기는 KIA에게 이식됐다.
그 전까지 병살타 2개로 스스로 찬물을 끼얹던 KIA 타선이었다. 4회에도 무사 1,2루에서 김민우의 희생번트 실패, 1사 만루에서 대타 나지완의 허무한 내야 플라이로 흐름을 끊는가 싶었다.
하지만 꼭 잡아야 하는 찬스라는 걸 인지했던 것일까. LG보다 더욱 뛰어난 집중력이었다. 신종길과 오준혁이 연속 적시타를 날렸다. 루카스를 무너뜨리는 ‘원투 펀치’였다.
게다가 적극적인 베이스 러닝을 시도했다. 그 결과, 중견수 임훈의 악송구와 진해수의 폭투를 틈 타 점수를 추가했다. 백용환은 홈을 밟은 뒤 숨을 헐떡거렸다. 악착 같이 뛰었다. 3회 5득점 중 2점은 그렇게 끈기의
7-3의 역전. 그리고 이 스코어는 끝까지 이어졌다. 4회 승부처에서 희비가 일찌감치 갈린 셈이다. KIA는 4회부터 한승혁, 김광수(6회), 최영필(7회), 김명찬(8회), 심동섭(8회) 등 필승조를 가동해 LG의 희망을 짓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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