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0-1로 지고 있는 6회말 1사 만루 역전 찬스. 루이스 히메네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1, 3루 상황. 대타 이진영이 삼진으로 돌아섰다.
이날 6회초까지 106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는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1-1 동점이 돼 가까스로 패전을 면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 때 ‘승리요정’으로 불렸던 LG 트윈스 투수 류제국(32)이 올해는 ‘불운의 아이콘’으로 악몽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석 달 만에 겨우 승리를 챙기고 또 고개를 숙였다. 류제국은 지난 21일 잠실 kt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이 1-4로 졌다.
↑ LG 선발투수 류제국의 아쉬운 표정. 사진=곽혜미 기자 |
류제국은 지독하게 운이 없다. 스스로 무너진 경기도 있었다. 하지만 류제국은 퀄리티스타트(QS)만 11회로 팀 내 공동 2위를 기록한 선발투수다.
헨리 소사는 QS 17회로 9승, 루카스 하렐은 류제국과 같은 QS 11회로 9승을 챙겼다. QS 10회를 기록한 우규민도 류제국의 두 배인 8승을 올렸다. 류제국은 임정우(6승), 봉중근(5승·선발 전환), 이동현(5승)보다 승수가 적다.
류제국은 대진운도 없었다. 의도된 것은 아니지만, 상대 에이스와 맞대결이 유독 많았다.
류제국은 양현종(KIA) 린드블럼(롯데)과 각각 3번씩 맞붙었고, 유희관 장원준(이상 두산) 윤성환(삼성) 밴헤켄(넥센) 로저스(한화) 켈리(SK) 옥스프링(kt) 등 상대 에이스들과 맞대결에서 단 1승밖에 챙기지 못했다. 특히 양현종과 린드블럼을 상대로는 4차례 QS를 기록하고도 4패를 떠안았다.
류제국은 선발로 등판한 22경기에서 평균 3.9득점/5.7실점으로 타선의 지원도 부족했다. 류제국이 4승을 챙긴 경기에서는 평균 5.0득점/2.0실점을 기록했다. 류제국이 승리를 거두기 위한 조건은 참으로 야박했다.
LG는 정규시즌 9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봉중근이 허리 통증으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LG는 4선발 체제로 잔여 경기를 치른다. 류제국은 1~2차례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소사와 루카스, 우규민은 10승 달성을 위해 남은 경기가 중요하다. 얄궂게도 류제국은 5승을 쌓기 위해 누구보다 유종의 미가 절실하다.
↑ LG 선발투수 류제국은 올 시즌 지독히 운이 없다. 사진=곽혜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