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서민교 기자] “내 이론을 수정해야지.”
2015 프리미어 12 야구대표팀 타격코치를 맡은 이순철 SBS 해설위원이 자신이 갖고 있는 이론도 거부할 만큼 설렘이 가득했다. 대표팀에 합류할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는 3인3색 최고의 타자들 때문이다.
이순철 위원은 지난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를 앞두고 흥미로운 질문을 하나 던졌다.
↑ 2015 프리미어 12에 참가하는 야구대표팀 타격코치를 맡은 이순철 SBS 해설위원. 사진=MK스포츠 DB |
이 위원은 단연 추신수를 꼽았다. 지난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추신수를 지켜본 경험이 있기 때문. 이 위원은 “추신수의 비거리가 압도적이었다. 이대호는 부드러운 스윙을 하기 때문에 펜스만 살짝 넘긴다. 그런데 추신수는 워낙 힘이 좋고 들어 올리는 스윙을 하기 때문에 한 번 걸리면 사정없이 날아간다”고 혀를 내둘렀다.
하지만 박병호가 합류한 대표팀에서는 고개를 갸웃했다. 박병호의 파워를 인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 박병호는 KBO리그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을 돌파한 슬러거다. 이 위원은 “정말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 위원이 진짜 설레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들 3명의 타자가 서로 다른 스타일의 타격 매커니즘을 갖고 있어서다. 야구 이론에 특히 관심이 많은 이 위원을 흥분시킨 이유다. 이 위원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추신수와 이대호, 박병호를 한 팀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많이 배울 것 같다”며 “박병호의 타격 폼을 수정할 수 있겠나? 박병호를 보고 내 이론을 수정해야 한다”고 껄껄 웃었다.
관심은 추신수에게 쏠린다. 이 위원은 “추신수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뒤에는 추신수의 대표팀 합류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일본과 미국의 미묘한 신경전 때문이다.
11월8일부터 21일까지 일본과 대만에서 열리는 2015 프리미어 12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한다. 사실상 주최국은 일본이다. WBC와 경쟁구도를 형성하는 국가대항전이 될 전망이다. 이 위원은 “일본이 이번 대회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참가하지 않으면 일본도 WBC 참가를 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WBC에 일본과 한국이 빠지면 흥행에 문제가 생길 것이다. 아마 미국도 참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이 추신수의 대표팀 합류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위원은 박병호에 대한 흥미로운 견해도 밝혔다. 박병호는 올 시즌 종료 후 빅리그를 노크한다. 이미 메이저리그 복수의 구단이 박병호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위원은 “박병호가 프리미어 12 대회 이전에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큰 금액을 받으
한·미·일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3인방에 대한 이 위원의 설렘과 기대. 수많은 국내 야구팬들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