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삼성 라이온즈 좌완투수 장원삼(32)이 10승 달성을 위한 마지막 단 한 번의 등판을 남겨두고 있다. 장원삼의 시즌 10승은 단순한 10승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장원삼의 10승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 속에 숨겨진 진심은 뭘까.
장원삼은 지난 25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9승을 수확한 뒤 3경기째 아홉수를 넘지 못했다.
↑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여유로운 미소. 사진=곽혜미 기자 |
시즌 성적 9승9패.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장원삼의 남은 선발 등판 횟수를 묻는 질문에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였다. 그 중 손가락 한 개가 접혔다. 이제 장원삼에게 남은 10승 도전 기회는 한 번 뿐이다.
장원삼의 올해 10승은 개인과 팀 모두 의미 있는 기록이다. 장원삼은 지난 2012년 커리어하이인 17승을 시작으로 2013년 13승, 2014년 11승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뒀다. 올해 10승을 더하면 4년 연속 10승 고지를 밟게 된다. 역대 KBO리그 투수 가운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은 투수는 21명밖에 없었다. 또한 2006년(12승) 2008년(12승) 2010년(13승)을 더해 7번째 두 자릿수 승수를 쌓는다. 꾸준함 그 이상의 기록이다.
삼성 팀으로서도 가치 있는 기록을 추가할 수 있다. 삼성의 5선발 중 윤성환(17승) 차우찬(12승) 피가로(12승) 클로이드(11승) 등 4명의 선발투수가 10승 이상을 기록했다. 장원삼이 10승을 채우면 KBO 사상 최초로 한 팀에서 5명의 선발투수가 10승을 달성하게 된다. 역대 최강의 마운드를 다시 입증하면서, 앞으로도 깨기 힘든 기념비적 기록을 세울 수 있다.
그런데 류중일 감독은 “장원삼이 10승을 못하면 좀 어떻노?”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덧붙여 “5명이 10승을 하면 뭐하노?”라고 재차 되물었다.
당연히 장원삼이 10승까지 해주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류 감독의 진심은 따로 있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눈앞에 둔 삼성은 KBO 새 역사인 통합 5연패에 한 발 다가섰다. 장원삼은 그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이미 큰 공을 세웠는데 ‘그깟 10승 한 번 더’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의미였다.
류 감독은 “(장)원삼이가 아프지 않고 마운드에 올라가 우리 팀을 이기게 해주면 그걸로 그만이다. 원삼이도 팀의 우승을 더 중요하게 여
류 감독의 진심은 숫자로 드러난 선수들의 가치 판단이 아니었다. 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삼성이 ‘절대강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아닐까. 삼성은 우승을 위한 매직넘버 4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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