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김근한 기자] 한화 선발 투수 김용주(23)의 공은 사자 군단에게는 너무 낯설었다. 김용주가 팀의 5강 희망을 살리는 동시에 데뷔 첫 승의 감격까지 맛봤다.
김용주는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3피안타 2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7-6 승리를 이끌었다.
김용주의 이날 선발 등판은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지난 2010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입단한 김용주는 지난 22일 상무에서 갓 제대한 상태였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은 22경기 등판 8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4.53이었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김용주의 기용에 낯설음을 기대했다. 삼성 타자들이 처음 보는 투수인 만큼 헤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 감독은 경기 전 “김용주와 삼성 타자들은 첫 대면이다. 상대가 헷갈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 한화 선발 투수 김용주가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5이닝 2실점 호투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김용주는 1회를 실점 없이 막은 뒤 5회까지 안타 1개와 볼넷 1개만을 내주면서 삼성 타선을 잠재웠다. 팀 타선도 홈런 3방으로 김용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하지만 승리 투수 조건을 채운 뒤 흔들렸다. 김용주는 6-0으로 앞선 6회 박한이와 박해민에 각각 안타와 볼넷을 내주면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나바로가 타석에 들어왔고 김용주의 몫은 거기까지였다. 총 투구수는 69개로 스트라이크는 35개였다. 이어 등판한 송창식이 나바로에 스리런 홈런을 맞아 김용주는 실점은 ‘2’가 됐다.
이후 한화는 아슬아슬한 리드를 유지했다. 한화 불펜진이 힘겹게 삼성 타선을 막았다. 6-4로 앞선 6회 1사 1,2루 위기에서는 박성호가 이지영을 병살타로 유도했다. 송은범은 7회 1사 만루 위기에서 구원 등판해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8회와 9회에도 각각 한 점씩 내줬으나 결국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김용주의 데뷔 첫 승을 천신만고 끝에 지켰다. 구위 자체가 돋보이지는 않았다. 제구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겁 없이 스트라이크 존으로 공을 넣은 김용주의 과감함이 삼성 타자들의 범타를 효율적으로 유도했다. 막 제대한 김용주의 1군 등록과 삼성 상대 선발 등판이라는 김 감독의 승부수는 결과적으로 통한 셈이 됐다.
김용주는 경기 후 “데뷔 첫 승이 얼떨떨하고 행복하다. 부모님과 선수단에게 감사하다. 지난 상무 시절 동안 자신감이 생겼고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오늘 공이 낮게 제구
김 감독도 “김용주가 정말 잘 던졌다. 이틀 전 불펜 투구에서 110구를 던졌는데 오늘 5회까지 잘 버텼다”고 칭찬했다.
[forevertos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