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정규시즌 5연패는 초유의 역사가 아닌가. 올해 한 번 이뤄보겠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과 선수들이 시즌 전 공통적으로 했던 말이다. 올 시즌 공공의 적으로 꼽혔던 삼성이 ‘최강’의 약속을 지켰다. 디펜딩챔피언의 숙명. 스스로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부담을 이겨낸 결과이기에 도전자들을 향한 극복이며 극기의 결과다.
올 시즌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9개 구단 사령탑은 일제히 삼성을 우승후보로 꼽으며 대항마가 되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이미 초유의 통합 4연패라는 위업을 거둔 삼성이었기에 견제 대상이 됐다.
특히 삼성은 9개 구단 사령탑으로부터 몰표에 가까운 우승후보 예상을 받았다. 이같은 전망이 삼성에게는 부담감이 될 수 있었다.
↑ 사진=MK스포츠 DB |
삼성이 4월과 5월을 2위로 마치자 올해 왕관을 내려놓을 수도 있다는 이른 전망들이 나오기도 시작했다. 새로운 판도와 흐름을 원하는 요구는 삼성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날씨가 무더워지는 여름이 오자 삼성의 저력은 새삼 드러나기 시작했다. 6월 2위 NC다이노스에 0.5경기 앞선 선두로 마치며 질주의 채비를 시작했다. 이어 7월 14승7패 승률 6할6푼7리의 고공질주를 통해 7월까지 2위와 격차를 3.5경기로 벌렸다.
도전자들의 거센 추격에 위기를 맞기도 했다. 8월 들어 NC가 19승5패 승률 7할9푼2리의 파죽지세로 삼성을 바짝 뒤쫓았다. 하지만 삼성 역시 8월 15승9패로 뒤처지지 않으며 1위를 지켰다.
9월 17일부터 파죽의 6연승을 달리며 NC와 격차를 넉넉하게 벌리고 사실상 우승을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을까. 마지막 위기가 왔다. 9월 25일 문학 SK전을 시작으로 4연패를 당하며 연승을 거둔 NC에 1일 1경기차 까지 쫓겼다.
자칫하면 우승이 좌절될 수도 있는 위기. 그러나 스스로 위기서 벗어났다. 2일 kt전과 3일 넥센전서 연거푸 1점 차 신승을 거두며 NC의 추격을 따돌렸다.
NC의 거센 도전에 삼성 역시 흔들렸던 것도 사실. 하지만 우승 DNA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 빛났다.
특히 시즌 중에도 순위 싸움의 승부처마다 도전자들을 물리친 삼성이었다. 현 2위 NC에 11승5패, 4위 두산에 11승5패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넥센을 상대로도 9승7패로 마치며 4위 내 대권 도전자들을 상대로 31승17패 (승률 6할4푼6리)의 압도적인 성적을 냈던
막바지 흔들렸지만 깔끔한 마무리인 동시에 완벽한 우승이다. 5연속 정규시즌 우승은 KBO리그 역사에서 최초인 것은 물론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과 일본에서도 그 사례를 찾기 쉽지 않은 대역사다.
스스로를 이겨내고 ‘최강’의 약속을 지킨 삼성에게 주어질 트로피는 그래서 더욱 값진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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