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만년꼴찌. 지난 수년간 미국 메이저리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일컫는 말이었다. 그런 휴스턴이 뉴욕 양키스를 꺾고 10년만에 디비전시리즈에 진출하는 감격적인 반란을 일으켰다.
휴스턴은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에이스 댈러스 카이클(27)의 역투와 홈런 2방에 힘입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휴스턴은 지난 2005년 이후 10년만에 디비전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당시 내셔널리그 소속이었던 휴스턴은 ‘킬러B’ 타선과 로저 클레멘스-앤디 페티트-로이 오스왈트라는 막강선발진을 보유, 월드시리즈 준우승을 거뒀다. 이런 영광을 재현할 기회를 휴스턴이 마련한 셈이다.
올 시즌 86승76패(승률 0.531)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2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오른 휴스턴의 집중력은 강했다. 비록 후반기 부진으로 텍사스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만큼은 물러나지 않았다.
주역은 에이스 카이클이었다. 지난 3일 애리조나전서 6이닝 동안 99구를 던진 카이클은 불과 3일 휴식 후 마운드에 올라 눈부신 호투를 했다. 6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특별한 위기조차 없을만큼 6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휴스턴 구원진도 완벽 마무리를 했다. 토니 쉽-윌 해리스-루크 그레거슨이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고 경기를 매조졌다.
타선에서는 콜비 라스무스가 2회 솔로홈런, 카를로스 고메스가 4회 솔로홈런 1방씩을 각각 때려내며 타선을 이끌었다. 호세 알튜베는 7회 결정적인 쐐기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2회 휴스턴이 4번타자 라스무스의 벼락같은 우월 솔로홈런으로 앞서갔다. 양키스 선발 다나카 마사히로의 초구 스플리터를 제대로 노려친 비거리 127m 홈런. 휴스턴은 이후 안타와 볼넷 2개를 묶어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자칫 답답해질 수 있었던 경기. 다시 홈런이 터졌다. 고메스가 4회 선두타자로 나서 이번에도 다나카의 초구를 공략했다. 결과는 비거리 132m 대형 좌월 솔로홈런이었다.
타선이 홈런으로 점수를 뽑는 사이 카이클은 산발 안타 허용에도 흔들리지 않고 역투를 이어갔다.
이날 휴스턴의 유일한 위기는 6회였다. 카이클이 선두타자 그레고리우스에게 안타를 맞은데 이어 2사에서 벨트란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2루에 몰렸다. 이날 첫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낸 상황. 휴스턴은 결국 카이클에게 신뢰를 보냈고, 에이스는 후속 로드리게스를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이어진 7회 초 1사 후 볼넷을 얻은 휴스턴은 대주자 빌라르의 2루 도루로 만든 득점권 기회서 알튜베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3-0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이어 나온 토니 쉽(1이닝 무실점)-월 해리스(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고 경기를 매조졌다.
휴스턴은 지난 수년간 암흑기를 보냈다. 2005년 월드시리즈 준우승 이후 약 5년 정도는 근근히 버텼지만 경쟁력이 부족했다. 결국 2011년에는 56승으로 추락한 이후 2012년 55승, 2013년 51승으로 줄곧 내리막을 겪었다. 당시 메이저리그 최악의 팀으로 꼽히기도 했다. 무조건 패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유망주들을 차곡차곡 모으면서 경험도 쌓았다. 계속된 최하위는 팀 전력이 추락한 상황에서 강력한 리빌딩을 진행한 결과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70승을 거두며 드디어 인고의 세월에 희망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어 올해는 깜짝돌풍을 일으켜
휴스턴의 선발투수 카이클이 포스트시즌 승리를 수확한 반면, 양키스의 선발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는 홈런 2방을 맞고 5이닝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휴스턴은 이로써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디비전시리즈 우승을 놓고 다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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