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멀리 치려고만 한다. 정확하게 맞추는 게 우선인데.” 염경엽 넥센 감독은 10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누구’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데 그 ‘누구’가 한 건을 터뜨렸다. 포스트시즌 4경기 만에 넥센의 타구가 하늘 위로 멀리 날아갔다.
넥센 타선은 정규시즌 막바지 하향세틀 탔다. 여러 차례 득점 찬스를 맞이하고도 5득점 이하의 경기가 많았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타선 침묵으로 연장 11회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안타와 4사구는 각 8개씩이었다. 그 경기서 넥센의 최종 득점은 5점이었다.
좋다가 나쁘거나 나쁘다가 좋은 게 방망이다. 하지만 넥센 타선은 사흘 후에도 분명 폭발적이지 않았다. 니퍼트의 구위에 눌렸다. 안타를 치기가 쉽지 않았다. 2회 1사 1,2루의 첫 찬스도 무산. 염 감독이 6,7번 타순에 찬스가 많이 온다며 기대를 걸었던 ‘7번타자’ 스나이더가 볼 3개 이후 3루수 파울 플라이.
양훈이 1회 만루 위기를 극복했지만, 팽팽한 힘겨루기에 언제까지 버텨줄 지는 미지수였다. 서건창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넥센의 타격이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강조했다. 최대 장점인 불펜을 살리기 위해서도 선취점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 1점을 누가 따느냐가 중요한 순간, 모두의 예상을 깬 홈런이 터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삼진만 4개였던 박동원이 3회 니퍼트의 초구를 공략, 잠실구장 외야석으로 공을 날렸다. 박동원의 시즌 포스트시즌 첫 홈런. 넥센의 홈런이 터진 것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홈런 4개) 이후 포스트시즌 4경기 만이다.
넥센의 괴력은 대단했다. 6회 박병호가 니퍼트의 속구를 때려 홈런을 날렸다.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 점수 내기가 쉽지 않다면, 홈런으로 뽑는 ‘괴력’의 타선이었다. 니퍼트의 실투(높은 속구)를 놓치지 않았다. 이때까지 3안타 중 2개 홈런이었다.
하지만 넥센 타선은 그 홈런에도 끝까지 깨어나지 못했다. 8회 안타 2개와 희생타 1개로 1점을 뽑았으나 이날따라 필승조가 불안했던 걸 고려하면, 더 많은 추가 득점이 필요했다. 1점 차와 2점 차는 큰 차이였다.
그러나 9회 공 14개로 삼자범퇴. 10회에는 공 9개 만에 공격 종료였다. 반면, 6회부터 불이 붙은 두산은 매 이닝 기회를 엿보더니 넥센의 뒷문을 부셨다. 넥센의 3-4 역전패.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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