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KIA 타이거즈의 메이저리그 출신의 광주일고 트리오가 올 시즌을 끝으로 서로 다른 길을 향해 흩어진다.
내야수 최희섭(36)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은퇴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고, 구단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투수 서재응(38)과 김병현(36)은 현역 선수 생활을 계속 이을 것으로 보인다. 김병현은 재계약으로 가닥을 잡았고, 서재응은 최근 구단에 현역 연장 의사를 확실히 밝힌 상태다.
↑ 지난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3회초 1사 1,3루 NC 이호준이 적시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
은퇴의 기로에 서 있는 광주일고 후배들을 바라보는 NC 다이노스의 베테랑 이호준(39)도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NC에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이호준은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이 열린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후배들을 먼저 걱정했다. 이호준은 “최희섭은 허리가 아프다고 하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은퇴를 하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서재응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더 큰 듯했다. 이호준은 “서재응은 은퇴를 안 하는 것으로 번복된 것 아니냐”고 되물은 뒤 “재응이는 더 해야지. 아직은 볼이 좋다”고 현역 연장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서재응의 은퇴 시기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감정이 컸다. 이호준은 “서재응도 믿는 구석이 있으니까 더 해보겠다는 것 아니겠나. 미련이 있으면 더 열심히 해보고 그때 마무리를 지어도 된다. 내년 시즌 중반 안 되겠다 싶으면 그때 그만 둘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며 강조했다. 이어 “선택은 본인이 하는 것”이라며 서재응의 의사를 존중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현재 KIA는 서재응이 현역에서 뛴다 하더라도 자리를 보장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서재응이 현역을 고집할 경우 자유계약으로 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호준은 시즌 종료 후 광주일고 출신의 단합 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그는 “김기태 감독님도 모시고 광주일고 출신들끼리 한 번 뭉쳐야겠다. 강정호는 미국에 있으려나”라며 웃었다.
이날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후배들 걱정만 하던 이호준은 2-2인 3회초 1사 1, 3루서 두산 필승조 노경은을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때리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
또한 이호준은 경기 도중 희생번트를 대는 과정에서 손가락 타박상을 당하면서도 베테랑의 투혼을 선보였다. 이제 은퇴를 바라봐야 할 불혹의 나이에도 그의 존재 가치는 빛났다. 마치 광주일고 후배들을 향한 메시지를 남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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