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전성민 기자] 프로의 벽을 어렵게 넘었지만 그 벽은 여전히 높았다. 2008-09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8순위로 우리캐피탈(현 우리카드)에 지명된 이승현(29)은 2012년 방출됐다. 하지만 그는 2015년 다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었고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꽉 잡았다. 주전 세터로 나서 그토록 하고 싶었던 토스를 마음껏 올렸다.
우리카드는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5-16 V-리그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2-25 25-18 25-20 21-25 15-12)로 이겼다. 우리카드는 1승 3패 승점 5점을 기록, 4위로 올라섰다.
이날 우리카드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21일 경기 전까지 3연패 중이었던 우리카드와 3연승 중이었던 대한항공의 대결. 경기의 흐름을 바꾼 것은 주전 세터로 나선 이승현이었다. 5세트 내내 코트를 지킨 세터 이승현은 팀의 첫 승을 배달했다.
↑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경기가 21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렸다. 우리카드 이승현이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정일구 기자 |
배구에 대한 미련은 그를 다시 코트로 이끌었다. 이승현은 “내가 그만 둔 것이 아니라, 의지와 상관없이 방출됐기 때문에 미련이 남았다”고 말했다.
2013년 1월 실업팀 부산시 체육회에 입단한 이승현은 두 번의 도전 끝에 2013년 6월 상무 배구단에 들어간다.
이승현은 “신영석, 안준찬, 박상하 등 많은 선수들이 도움을 줬다”고 회상했다. 상무에서 세터로 뛰면서 이승현은 점점 더 단단해졌다.
이승현은 지난 4월 경남 하동에서 훈련 중인 우리카드 선수단을 직접 찾아갔다. 프로에서 뛰는 것이 간절했다. 하늘은 오뚝이에게 기회를 줬다. 세터 부분이 고민이었던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이승현을 받아 들였다.
이승현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하동을 찾아갔다”고 회상했다.
어렵게 잡은 기회를 이승현은 꽉 잡았다. 마음을 편하게 먹으니 길이 보였다. 21일 경기에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이겨냈다. 이승현은 “너무 생각이 많으면 할 것도 못하더라. 내가 못하면 (김)광국이가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 편하게 했다. 실수 없이 하
이승현은 “앞으로 기회가 주어지면 오늘과 똑같은 마음으로 편하게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미련없이 토스를 한 오뚝이 이승현의 얼굴은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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