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서민교 기자]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야쿠르트 스왈로스와의 일본시리즈 2차전이 열린 야후오크돔. 소프트뱅크의 상징인 노란 물결 응원이 한 순간 멈췄다.
소프트뱅크 4번 타자 이대호(33)가 야쿠르트 선발 투수 오가와 야스히로의 초구를 때린 순간이었다. 3만여 관중의 짧은 탄성 뒤 정적. 이대호의 타구가 그린 대형 아치를 따랐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이대호조차 타석에서 두 발 물러나 멈춰 선 채 타구의 방향을 쫓았다.
몇 초간 정적이 흐른 뒤, 엄청난 환호성이 돔구장을 가득 채웠다. 이대호의 타구가 좌측 펜스를 넘어 파울 폴대 안쪽으로 꽂힌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이대호도 꽉 쥐고 있던 방망이를 던진 뒤 묵묵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다시 시작된 노란 물결. 돔구장에는 한 동안 전율이 감돌았다.
↑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4번 타자 이대호가 2년 연속 일본시리즈에서 홈런을 터뜨리며 2연패 달성에 성큼 다가갔다. 사진=옥영화 기자 |
0의 균형을 깬 선제 투런 홈런 한 방. 2차전 승부는 여기서 결정됐다.
소프트뱅크는 25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오크돔에서 열린 2015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와의 일본시리즈 2차전에서 4-0으로 완승했다. 홈에서 2연승을 챙긴 소프트뱅크는 일본시리즈 2연패를 향해 달렸다.
이대호의 결승 홈런 한 방이 승부를 갈랐다. 이대호는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홈런 뒤 세 번째 타석에서 투수가 교체됐고, 결국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2S를 먼저 잡고도 이대호를 피해갈 수밖에 없었다.
이대호는 일본시리즈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이대호 타석 앞에 주자가 없었다. 이대호는 팀 내 최다 안타를 기록했으나 1차전 최우수선수(MVP)를 마쓰다 노부히로에게 넘겼다. 이대호는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이대호의 타격감은 무섭도록 좋았다. 이대호는 일본시리즈에 앞서 열린 지바롯데 마린스와의 클라이맥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에서 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지난해 일본시리즈에서도 홈런을 장식했던 이대호. 올해 일본시리즈에서도 한 방이 터질 것이라는 기대치는 높았다.
이대호는 2차전에 앞서 가진 타격 연습에서도 큰 타구를 수차례 펜스 뒤로 넘겼다. 동료와 함께 큰 스윙으로 장난까지 치면서 방망이를 시원하게 돌렸다. 내심 홈런 한 방을 원하는 눈치였다.
이대호는 1회말 1사 1, 2루 찬스에 나선 첫 타석에서 큰 스윙을 하다가 헛스윙
이대호는 일본시리즈에서 동료 우치카와 세이치의 부상 탓에 4번 타자로 나섰다. 타순을 가리지 않는 이대호의 클래스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min@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